[판문점 선언]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8·15 계기로 만난다
이산가족 고향 방문·서신교환 기대감…5월 적십자 회담 예상
(고양=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채택으로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3년 만에 다시 만날 길이 열릴 전망이다.
남북 정상은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을 통해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 합의에 따라 오는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사되면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의 마지막 상봉행사 이후 3년 만에 혈육이 만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자고 북측에 거듭 제안했지만, 북한은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이에 호응하지 않았다.
이번 남북 정상의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은 이르면 5월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상봉행사 시점으로 명시한 8월 15일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한적)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서는 상봉 신청자 추첨, 남북의 교차 생사확인, 상봉자 명단 확정 등 준비 절차에만 최소 6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계기로 남과 북은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뿐 아니라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과 서신 교환도 이뤄낼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만남이 시작되고 고향을 방문하고 서신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서신 교환에 긍정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는 그간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주장해왔던 탈북 여종업원 송환과 관련한 언급은 없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한적에 따르면 지금까지 20차례의 대면 상봉을 통해 남과 북의 4천120가족, 1만9천771명이 만났다. 7차례의 화상 상봉을 통해 557가족, 3천748명의 남북 이산가족이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남북 이산가족 5만7천410명의 생사확인이 이뤄졌으며 600명이 서신을 교환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3월 31일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1천531명으로, 이 가운데 생존자는 5만7천920명으로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3월 한 달 기간에만 416명의 이산가족이 북녘 가족의 그리운 얼굴을 못 본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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