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문화·체육분야 남북공동행사 '봇물 터질듯'(종합)

입력 2018-04-27 22:23
[판문점 선언] 문화·체육분야 남북공동행사 '봇물 터질듯'(종합)

민간교류 활성화 기대…대북 제재로 경제교류 활성화 한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에서 민간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해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선언에는 "안으로는 6·15를 비롯해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해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남북은 또한 당국 간 긴밀한 협의와 민간 교류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판문점에 연락사무소를 둘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개성에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설치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의 최고지도자가 민간교류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민간교류가 봇물 터지듯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행위로 부과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기대만큼 남북 민간교류가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란 지적도 많다.

대북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를 지원하는 경우에도 쇠파이프 등이 포함돼 대북제재를 고려해야 하고, 미국의 독자제재 경우에는 미 정부에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북핵 문제가 풀리면서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에 숨통이 트이지 않으면 대북사업의 본격적인 재개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북투자를 비롯한 경제분야 협력은 대북제재 국면에서 본격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대북제재의 틀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제재와 무관한 문화와 체육분야 위주로 민간 교류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우선 체육·문화·학술 분야 남북 교류를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 설명자료'를 통해 "기존 추진 사업 중에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중요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과 개성만월대 발굴조사사업 재개부터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한 오는 8월 개최되는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해서는 "대회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 남북체육회담 등을 개최해 북측과 공동입장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를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15 공동선언이나 8·15를 계기로 한 민간 차원의 남북공동행사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8·15 남북공동행사의 경우 2005년 서울에서 열린 이후, 6·15 남북공동행사는 2008년 금강산에서 열린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설명자료에서 "우선 올해 6·15, 8·15, 10·4 등을 계기로 남북 공동행사 개최를 추진해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남북 관계 발전 의지를 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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