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지진 연관 가능성 발표에 포항 '발칵'
영구폐쇄·정부 보상 촉구, 범대위 구성해 법적 대응도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이 지열발전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포항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포항시는 27일 오후 시청에서 경제·사회단체 관계자와 공무원 등 30여명이 긴급회의를 열고 지열발전소 폐쇄와 보상을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공신력 있는 저널에 논문이 실린 만큼 지열발전과 지진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해졌다"며 "이에 따른 법적 대응은 물론 지열발전소 영구폐쇄와 정부 보상 등을 강력하게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와 관련 기관·단체는 이른 시일 내에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시 전역에 지열발전소 폐쇄와 보상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청할 방침이다.
또 소송에 대비해 충분한 자료를 모은 뒤 법률자문단을 꾸려 법적 대응도 준비한다.
포항시의회도 긴급 임시회를 소집해 결의문 채택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지진 이후 지열발전이 원인이라는 일부 전문가 의견이 나오자 정부에 수차례 정밀조사를 요구해 왔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국내외 전문가로 정밀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지질자원연구원, 넥스지오 등 9개 기관·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대에 국내 처음으로 4㎞ 깊이 땅속 지열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 건립을 추진해 왔다.
설비용량 1.2㎿급 발전소를 건설해 시운전하던 중 작년 지진 연관 의혹이 일자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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