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전통 춤꾼으로 변신하는 중공업체 직원 '눈길'
고성오광대·동래학춤 이수자 권의헌 두산중 기술부장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평일에는 중장비를 다루면서 주말에는 전통 춤꾼으로 변해 흥겨운 춤사위를 펼치는 회사원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두산중공업 직원인 권의헌(60) 기술부장.
그는 이 회사에서 중량물을 옮기는 차량형 특수이송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를 운전하는 기사다.
그러나 주말에는 우리 전통춤을 배우고 널리 알리는 춤꾼으로 변신한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풍물 장단에 맞춰 춤추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흥이 돋고 이유 없이 좋았습니다"
그는 두산중공업에 입사한 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주말이나 쉬는 날이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통춤 명인들에게 동작을 하나하나 배웠다.
이렇게 30년 넘게 익힌 전통춤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2000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인 고성오광대, 2015년에는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3호인 동래학춤 이수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012년에 한국민속예술축제 대통령상, 2017년에는 함안 아라가야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 공연에도 참가했다.
올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전통춤에 대한 애착은 더 뜨거워졌다.
3년 전부터는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14호인 동래한량춤도 익히고 있다.
권 씨는 "은퇴 후 젊은 세대에게 동래학춤과 고성오광대를 전수하는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며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