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2천명 모여 전통 과거시험 재현

입력 2018-04-27 16:09
광화문광장에 2천명 모여 전통 과거시험 재현

박성기 서당문화진흥회 이사장 "단절 위기 놓인 서당 문화 되살려야"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식민지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도 명맥을 이어왔던 서당 문화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서당' 교육의 전통적 가치를 되살리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다음 달 12~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전통 한복을 입은 일반인 약 2천명이 모여 사서삼경을 외고 한시를 짓는 경합을 벌인다.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가 해마다 남원에서 열어 온 '대한민국서당문화한마당' 행사가 17회를 맞는 올해는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규모로 진행된다.

이날 대회에는 유치원생부터 고령의 어르신,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약 2천명이 참가한다. 대부분 서당 교육을 경험한 이들이다.

대회 참가자들은 갓을 쓰고 도포와 한복을 차려입은 채 '글을 읊고, 짓고, 쓰면서' 전통 과거시험의 광경을 재현할 예정이다.

박성기 이사장은 27일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부터 초등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했던 서당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번 행사는 고귀한 전통문화를 재현하고 다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천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서당은 일본 강점기 조선 정신문화를 말살하려는 우민화 정책으로 폐쇄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1970년대까지 명맥을 이어왔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방학을 이용해 서당에서 배우는 일반 초·중·고 대학생들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정식으로 서당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약 20명에 불과합니다. 이러다가는 서당의 맥이 끊기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현재 서당문화진흥회에 소속된 전국 서당은 41곳. 이 중에는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도 있지만, 훈장만 있고 학생은 없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아버지인 고 한양원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대표의 뜻을 따라 서당 문화를 지키고 있는 한재우 훈장(진흥회 총무국장)은 "서당 교육은 인간 본연의 성품을 회복해 참다운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라며 현상을 원리부터 생각하며 관계와 도리를 중요시하는 서당 교육이 현대 경쟁사회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은 사서삼경 구절을 외우는 '강경', 당일 주어지는 주제에 관한 한시를 짓는 '제술', 서예 기량을 겨루는 '휘호' 등 세 가지 과목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내달 13일 오후 2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임금을 상징하는 곤룡포를 입은 시상자가 장원에 해당하는 종합대상자에게 대통령상과 함께 홍패를 수여한다. 수상자는 임금이 급제자에게 하사했던 종이꽃 '어사화'를 꽂고 예복을 갖춘 채 방방의(放榜儀)와 유가행렬 등 조선 시대 궁중에서 행했던 과거 급제 의식을 거행한다.

종합대상 외에도 국회의장상, 국무총리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 총 316종의 상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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