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개성공단 기업인, 공단 재개 기대감에 '들썩'(종합)

입력 2018-04-27 15:23
[남북정상회담] 개성공단 기업인, 공단 재개 기대감에 '들썩'(종합)

두 정상 만남에 박수와 환호…청와대 앞에서 문대통령과 악수 해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하네요."

27일 오전 9시 3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악수를 한 순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의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사무실 TV 앞에 모여 앉아 함께 생중계를 지켜보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10여명은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고 악수를 하자 입주기업 대표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하며 서로에게 "고생하셨다", "축하한다" 등의 인사를 건넸다.

이들의 뒤로는 '한반도신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음고생을 해온 입주기업인들은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부 기업인은 취재진을 향해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개성에 취재를 갈 텐데 그러면 평양냉면을 사드리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개성공단 재개까지는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았음에도 기업인들은 공단 재입주 시기를 미리 점쳐보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입주기업인인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는 "북한이 핵 동결을 이야기했으니 우리가 북한에 줄 수 있는 첫 번째 경제 지원 조치는 개성공단 재개"라며 "10월 전후에는 공단을 재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기업인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TV 중계를 지켜보고 스마트폰으로 속속 올라오는 기사를 읽으면서 회담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이상협 협진카바링 대표는 "가슴이 벅차고 굉장히 기대된다"며 "이번 회담에 개성공단 재개가 의제로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남북회담이 성공적으로 잘 돼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동진 대명위더스 대표는 "지금 회담이 잘되면 앞으로 자동으로 경제협력이나 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논의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 입주기업인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청와대 앞으로 가서 판문점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 응원전을 펼쳤다.

오전 8시께 청와대를 나선 문 대통령은 잠시 차에서 내려 환송 인파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차에 탑승하려는 순간 '개성공단 정상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을 발견하고는 다가가 악수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기업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한다고 격려해주셨다"며 "새벽부터 가서 자리를 맡은 보람이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번 회담이 개성공단 재개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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