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남북 모두에 축복을"…두 정상 손잡자 멕시코인들도 환호·탄성

입력 2018-04-27 14:08
[남북정상회담] "남북 모두에 축복을"…두 정상 손잡자 멕시코인들도 환호·탄성

멕시코인 100여명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서 정상회담 시청…"거대한 전환 목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La Paz(평화), Viva Ambas Corea(남북한 모두에 축복을)…"

남북 정상이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은 순간, 태평양 건너 이역만리에 있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환호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멕시코시티 시민 100여 명은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문화원 강당에 마련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연합뉴스 TV가 생중계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을 지켜봤다.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문화원 강당에 모인 멕시코시티 시민들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군사분계선 첫 만남부터 양 정상의 모두발언을 전하는 생중계를 한국인처럼 들뜬 표정으로 지켜봤다.

일부 시민들은 두 정상이 양측 군사분계선을 넘어 걸어가는 모습이 방영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Una Nacion(하나의 국가)"를 연신 외쳐댔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훌리오 몬슨(23) 씨는 "한반도 평화가 곧 세계인들에게도 평화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국인들도 기차 타고 평양으로 바로 갈 수 있겠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시민들은 두 정상이 의장대를 사열하기 전 통신상태가 고르지 못해 화면이 잠시 멈추자 연신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워했다.

TV 생중계 시청 행사를 준비한 문화원 아메리카 테산(여·42) 멕시코 행정원은 "한국 대사관과 문화원에서 일한 지 올해로 11년째인데, 오늘처럼 뿌듯한 적이 없었다. 거대한 전환을 목격한 느낌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생중계 시청이 끝난 후 시민들은 응원메시지 손팻말을 들고 남북정상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를 바라는 바람과 함께 진심 어린 충고도 전했다.

일부 시민은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을 염두에 둔 듯 남북 두 정상에게 "멕시코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인 베니토 후아레스의 '한 국가의 같은 민족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곧 평화의 시작이다'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멕시코 국립 우남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알레한드라 랑헤르(여·22) 씨는 응원메시지로 "멕시코 언론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었다. 북미정상회담 등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먼 것 같다"며 "끈기와 인내가 성공을 만든다"라고 적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은 멕시코인들의 남북 평화체제 지지 확산과 6월 초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문화원 1층 전시실에서 역대 남북정상회담 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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