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주거니 받거니' 역사적 첫 만남의 세 가지 파격(종합)

입력 2018-04-27 13:43
수정 2018-04-27 16:03
[남북정상회담] '주거니 받거니' 역사적 첫 만남의 세 가지 파격(종합)



양 정상 잠시 북측으로 월경…북한군 수뇌부 문 대통령에 거수경례

대통령 제안으로 판문점광장서 예정 없던 기념촬영도

(판문점=연합뉴스) 공동취재단·이슬기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판문점에서는 파격적 상황이 잇달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 받듯 이뤄진 것으로, 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오전 9시 28분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활짝 미소 지으며 악수했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월경해 문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사진촬영을 했다.

첫 번째 파격은 이 순간 일어났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월경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흔쾌히 김 위원장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10초가량 월경했다. 김 위원장은 두 손으로 문 대통령의 오른손을 감싸잡고 흔들며 담소를 건넸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이처럼 예정에 없던 장면에 연출된 데 대해 양 정상 간 오간 대화를 소개하며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첫 악수를 하며 "남측으로 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건너 남측으로 넘어온 뒤 문 대통령에게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깜짝 제안'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한다.





오전 9시 38분께 양 정상이 서로에게 공식 수행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파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일렬로 도열한 북측 수행원을 소개하는 도중 북한군 수뇌부 인사들이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군복을 입고 참석한 리명수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문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며 다가가자 손을 올려 경례를 했다.



북한군 수뇌부가 우리나라 국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경례를 한 것이다.



이후 양 정상과 양측 공식 수행원들은 판문점광장에 두 줄로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예정에 없던 이벤트로, 이번에는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과 양측 수행원들과의 인사가 끝난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 수석은 이 장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포토타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앞줄에 선 가운데 양측 수행원들은 앞줄과 뒷줄에 섞여 환하게 웃으며 역사에 남을 기념사진을 남겼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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