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뒤끝,출입기자 자녀들에게 "너희 부모가 친절하다니…"

입력 2018-04-27 09:19
수정 2018-04-27 09:23
트럼프의 뒤끝,출입기자 자녀들에게 "너희 부모가 친절하다니…"

'자녀와 직장에 가는 날' 맞아 집무실 초청…영국 방문 일정도 공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어린이 손님을 맞이했다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월의 마지막 목요일인 '자녀와 직장에 가는 날'(Take Our Daughters and Sons to Work Day)을 맞아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자녀를 초청한 것이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 뉴스'로 몰아세우며 대립각을 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너희 부모들이 지금 이렇게 친절하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라며 뼈있는 농담을 빼먹지 않았다.

그러면서 엄마 아빠가 "너희 앞에서 당황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친절한 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아빠들은 이 광경을 집무실 창문 너머로만 지켜봐야 했다.

부모가 집무실에 함께 들어오길 희망하는지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아니요"라고 답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을 위해 모자와 입장권 등에 서명해주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실도 어린이 방문객을 위한 특별한 브리핑을 열었다.

아이들이 평소 엄마 아빠가 앉는 자리에 대신 앉아 백악관 출입기자 역할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평소처럼 연단 앞에 서서 브리핑을 진행했다.

발이 닿지 않는 의자에 앉은 아이들은 대변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손을 높이 들어 질문하는 등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사탕 종류나 가장 좋아하는 동물 같은 소소한 것부터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한 이유 같은 정치적 이슈까지 망라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사탕이 "스타버스트 빨간색과 분홍색"이며 좋아하는 동물은 "아마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일 것"이라고 답했다.

시종일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단어로 답한 샌더스 대변인은 코미 전 국장 해고에 대해선 "아주 좋지만은 않은 일들을 했고 그 일이 최고 법 집행 기관으로서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샌더스 대변인의 세 자녀도 참석했다. 두 아들이 브리핑 중 엄마를 찾아 연단으로 나오면서 샌더스 대변인이 한 아이를 안은 채 질의를 받기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어린이 기자단'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7월 13일 영국을 방문한다는 미공개 일정도 귀띔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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