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강제 불임수술' 정책으로 피소
검찰, 기소 절차 개시…전직 보건장관 3명도 재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농촌 주민들과 토착 원주민들을 강제로 불임 수술시킨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페루 검찰은 여성 5명이 불임 수술을 받도록 강제한 혐의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3명의 전직 보건장관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인권단체인 데무스를 대변하는 법무법인 밀튼 캄포스는 "검찰이 강제 불임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한 여성 5명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앞서 페루 정부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199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여성 34만6천여명과 남성 2만4천여명을 강제로 불임 수술시켰다고 현지 인권단체들이 주장하자 2002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벌였다.
인권단체와 특별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는 불임수술이 사전에 적절한 진단도 없이 이뤄지는가 하면 거부하면 의료혜택을 박탈하는 등의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 인권단체는 불임 수술 과정에서 20여명의 여성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제 불임 수술을 받은 2천164명의 여성은 위법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후지모리 정부는 모든 과정이 동의하에 이뤄졌고, 수술을 받은 가정은 빈곤 문제를 해결했다며 정책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검찰이 2014년 1월 후지모리 전 정권이 시행한 가족계획 정책의 위법성을 조사한 뒤 혐의가 없다고 자체적으로 결론 내리자 피해자들은 2016년 12월에 다시 소송을 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도적인 이유를 들어 반(反)인권, 부패 범죄 등으로 복역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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