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동강변에 트럼프타워 세우는게 북 체제보장책"
獨언론 인터뷰…"남북정상회담, 대화위한 대화되지 않을 것"
"김정은, '북한의 덩샤오핑' 될 가능성 50%…미국에 달려있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동강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거나 미국의 대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이 북한 정권에 취할 수 있는 중요한 체제 안전보장책"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25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 상황 개선으로 북한 주민들로부터 자신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체제보장의 가장 중요한 방식은 경제적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에 대한 우리 측의 경제적 지원은 북한이 상당히 구체적인 방식의 비핵화를 추진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유엔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덩샤오핑'과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50% 정도"라며 "북한이 중국과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문 특보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상호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특보는 "핵무기의 전면적 폐기는 협상 가능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시작할지, 비핵화 문제를 최종 목표로 설정할 것인지는 회담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단계들을 포함해 비핵화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 가능한 타협점을 찾으려한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지난달 김 위원장이 한국 측 대북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를 제안했다고 힘주어 말했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자신의 요구를 명확하게 밝혔다"면서 "김 위원장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특보는 "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북한이 미군 철수 또는 한미합동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경우로,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 국민의 상당수가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북한이 이런 요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게 될 경우 주한미군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이 경우 한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유지될 이유도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문 특보는 비핵화 과정에 대해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들과 시설 및 미사일 발사 장치 등을 공개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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