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치의' 보훈장관 지명자, 자질논란 속 자진 사퇴
깜짝발탁 한달만에 낙마…약물 과다처방·직원 학대 논란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으로 보훈 장관에 발탁된 로니 잭슨 장관 지명자가 자질논란 속에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미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잭슨은 성명에서 "유감스럽게도 보훈장관 지명자에서 사퇴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잭슨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 와중에 진행된 건강 검진에서 "대통령의 인지력이 대단히 좋으며 건강도 아주 좋다"는 진단을 내려 트럼프 대통령을 흡족하게 한 인물이다.
해군 장성 출신이자 백악관 주치의로서 행정 경험이 전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덕분에 보훈 장관에 발탁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약물 과다처방, 직원 학대, 업무 중 과음 등의 의혹이 잇따르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해군과 백악관에서 근무할 당시 약물을 과다 처방하고 직원들을 모욕적으로 대했다는 것이다.
상원 보훈위원회는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인준 청문회를 연기했다.
자질논란이 확산하고 의회 청문회까지 미뤄지자, 잭슨은 동료들에게 사퇴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잭슨의 사퇴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잭슨)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만약 내가 그였다면,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쪽으로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 무리로부터 비난을 받아가면서 그가 무엇을 위해 (장관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인준 절차에 대해서도 "추하고 구역질 난다"고 맹비난했다.
잭슨은 지난달 말 경질된 데이비드 셜킨 전 보훈장관의 후임으로 깜짝 발탁됐다. 셜킨은 외유성 유럽 출장에 아내를 동반하고 출장 기간 윔블던 테니스 경기 티켓을 부당하게 받아 관람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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