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명지휘자 사라스테가 빚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쾰른방송교향악단과 내한…"저와 악단 성격 가장 잘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 유카 페카 사라스테(62)가 핀란드 대표 작곡가 시벨리우스(1865~1957) 교향곡의 진수를 선보인다.
사라스테가 이끄는 독일 쾰른방송교향악단은 내달 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들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사라스테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그의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이자 저와 악단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의 곡은 독일, 프랑스 등과 구분되는 북유럽 특유의 향취로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늘한 슬픔'이나 '광활한 자연' 등과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다만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에 대해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좀 더 따뜻한 기후와 환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스스로 핀란드 스타일에서 탈피를 시도한 곡입니다. 핀란드 국민 작곡가로서의 시벨리우스에서 벗어나 바그너나 리스트와 같은 유럽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새로운 음악을 써보고자 했어요."
사라스테는 시벨리우스나 닐센 등 북유럽 작곡가들의 음악에 탁월한 해석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벨리우스와 닐센의 교향곡 전곡 녹음도 진행해 호평받은 바 있다.
본래 바이올린을 공부했지만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명교수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하며 지휘를 배웠다.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에서 14년간 수석지휘자를 지낸 것을 비롯해 토론토 심포니, BBC 심포니,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티 심포니 등을 이끌며 명성을 얻었다.
2010년부터는 쾰른방송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악단을 이끌고 있다.
1947년 창단된 쾰른방송교향악단은 펜데레츠키, 스트라빈스키, 슈톡하우젠 음악을 위촉하거나 초연하며 20세기 음악에 강점을 보여왔다.
사라스테 지휘봉 아래 시벨리우스와 닐센을 중심으로 한 색깔을 점점 분명히 하고 있으며 독일 오케스트라 기본 레퍼토리인 베토벤, 브루크너, 말러에 대한 탐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이번 내한 공연에는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37)가 협연자로 나선다.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시카고 심포니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며 세계 바이올린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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