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 세워 최종리허설…유류탱크 기름까지 빼내 위험원천 제거

입력 2018-04-26 18:47
수정 2018-04-26 20:31
대역 세워 최종리허설…유류탱크 기름까지 빼내 위험원천 제거



'새집 냄새' 빼려고 곳곳 양파·숯…난방 올리고 선풍기 동원

靑 대변인 "文 대통령, 중압감 느꼈지만 회담 앞두고 홀가분"

(고양=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26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했다.

준비위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자리에 대역을 세우고, 우리 측 공식수행원 7명 중 정경두 합참의장을 제외한 6명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리허설을 진행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리허설 후 고양 킨텍스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판문점에서 회담 최종점검을 했다"며 "공식수행원이 모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 최종점검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리허설은 회담 일정을 순서대로 꼼꼼히 짚으며 진행됐다.

회담 당일 두 정상의 동선 하나하나가 모두 검토 대상이었다.

준비위는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올 때 문 대통령이 어느 위치에 서서 어떤 몸짓으로 맞을지, 두 정상이 악수할 때는 어느 쪽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어야 할지 등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역사적 첫 만남을 하는 순간 우리 측과 북한 측 수행원들이 서 있을 장소와 이후 동선도 살폈다.

이어 300명가량 장병으로 구성된 전통의장대와 3군 의장대의 환영행사와 사열 역시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점검이 이뤄졌다.

양측 수행원들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에서 두 정상의 회담장과 만찬장 휴게실의 조명과 꽃장식까지도 둘러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준비위는 지난 20일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탓에 아직 '새집 냄새'가 남아 있는 회담장과 만찬장 등에 페인트 냄새 등을 제거하기 위해 난방 온도를 최대치로 높이고 양파와 숯을 곳곳에 깔았다. 냄새를 빼기 위해 선풍기도 여러 대 동원됐다.

김 대변인은 "공사 마무리가 아직 안 돼 정돈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내일 두 정상을 맞이하는 데는 차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장 밖에서도 유엔사 군인들의 점검이 이어졌다. 수색견으로 위험물을 탐지하고, 지뢰 제거반이 지뢰 여부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준비위는 또 중유탱크가 자리한 곳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탱크 내 유류를 빼냈다.

마지막으로 양측 수행원들은 회담 중 두 정상이 함께 심을 식수(植樹) 자리를 둘러보고, 식수 표지석 제막식까지 연습했다.



도보 다리는 JSA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MDL) 위에 지어진 회담장과 그 동쪽에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 사무실 사이에 놓인 길이 50m쯤 되는 작은 다리다.

사진은 지난 6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판문점 현장 점검에 나서 도보 다리를 걷는 모습. 2018.4.26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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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이 친교산책을 할 때 마주칠 '도보다리'는 하늘색 페인트칠을 새로 했다.

김 대변인은 "중립국감독위 설명에 따르면 하늘색은 '유엔색'이기도 하지만 '한반도기색'이라고도 한다"며 "도보다리는 중간에 'T자형'으로 다리가 하나 더 덧붙여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도보다리 끝에는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있는데, 그 의미를 새겨놓은 안내판이 자리하고 두 정상이 잠시 쉬며 담소를 나눌 의자와 탁자도 마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의 친교산책 동안에는 수행원이나 취재진 등이 따라붙지 않을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실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관심"이라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현장 관계자에게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회담 준비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과거 정상회담 리허설처럼 이른바 '가케무샤'(대역)를 이용하지 않고 이날도 하루종일 자료를 읽으며 회담 내용 숙지에 집중했다"며 "그간 세기의 회담을 앞두고 상당한 중압감을 느꼈지만, 막상 내일 회담을 앞두고는 상당히 홀가분해 한다는 분위기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지난 대선 때도 문 대통령은 참모들이 텔레비전 토론회 리허설을 권유했지만 하지 않았을 정도로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며 "언론에서 생각하는 (가케무샤 등을 이용한) 방식의 리허설을 안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담 당일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우리 측과 북측의 공식수행원보다 훨씬 적은 수의 인원이 마주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북쪽의 경우 그동안 관례상 정상 외 한 분 정도 더 앉았다. 우리 쪽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7명이 다 앉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며 "실제 테이블에 몇 명이 앉을지는 오늘 밤까지도 서로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2000년과 2007년의 회담과 이번 정상회담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핵 문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라며 "내일 두 정상이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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