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단백질 더 쉽게 살핀다…염색 신기술 개발

입력 2018-04-27 18:00
세포 내 단백질 더 쉽게 살핀다…염색 신기술 개발

기초과학연구원 "강력한 분자 결합 쌍 이용…동물실험 성공"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이 세포나 세포 소기관 특정 단백질을 자유롭게 형광 염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세포 내 단백질은 자극이나 환경에 따라 그 기능을 조절하면서 세포 생존에 관여한다.

특정 단백질의 고유한 역할을 이해하려면 원하는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엔 스트렙타비딘과 바이오틴 분자 결합 쌍을 이용해 단백질을 염색했다.

그런데 스트렙타비딘 자체도 단백질이어서 정밀한 염색에는 한계가 있었다.



IBS 연구팀은 쿠커비투릴 분자와 아다만탄 분자의 강력한 결합 원리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세포핵, 세포질, 세포 표면, 세포 내 특정 소기관 등 영역별로 나눠 필요한 단백질만을 형광 염색하는 데 성공했다.

쿠커비투릴은 속이 빈 호박 모양의 인공 합성 분자다.

아다만탄 분자와 '주인-손님 상호작용'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결합을 한다.

연구팀은 염색하려는 단백질에 아다만탄을 먼저 붙이고서, 형광 분자가 붙은 쿠커비투릴을 세포에 발랐다.

쿠커비투릴이 아다만탄을 인지해 결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염색하고자 하는 단백질은 쿠커비투릴에 붙은 형광 분자 덕분에 형광을 띠게 된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 세포 이미징에도 쿠커비투릴-아다만탄 분자 결합 쌍을 활용했다.

예쁜꼬마선충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에만 아다만탄을 붙이고서 형광 분자가 붙은 쿠커비투릴을 도포했더니 예쁜꼬마선충 표면만 모두 형광을 띠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 수준에서 세포 단백질을 형광 분자 결합 쌍으로 염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IBS 측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경민 연구위원은 "질병과 관련한 단백질을 더 정확히 관찰해 발병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질병 진단 기술로도 확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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