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울' 아주대 로스쿨 두각…변시 톱5 비결은?
초대 로스쿨 원장 "암기 아닌 '생각하는 힘' 에 초점"
보충수업 '무한리필'·목표의식 뚜렷한 교수진 구축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그야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법무부가 공개한 제1∼7회 변호사시험 누적 합격률에서 비서울 지역 로스쿨로는 유일하게 톱5 안에 들었기 때문이다. 세칭 일류라고 불리는 쟁쟁한 서울지역로스쿨들을 제치고 91.9%의 합격률로 4위에 당당히 랭크된 것.
그러나 정작 아주대 로스쿨에서는 이런 결과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아주대는 제1회 변호사시험 때부터 학생 전원이 합격하는 등 꾸준히 성적을 내왔던 만큼 '당연한 결과'로 여기는 분위기이다.
로스쿨이 개원한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5년간 초대원장을 맡은 백윤기(63)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26일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이 좋은 성과를 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 근본적인 힘은 지식 위주의 암기교육이 아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1학년 때는 학생들이 기본법을 충분히 습득하도록 한 뒤 요건사실론과 리걸클리닉 같은 실무 과목과 스터디를 통해 실제 사례에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능한 많은 사례와 접하게 한다"라며 "실습을 마친 학생들은 그걸로 끝이 아니라 세미나를 통해 사례를 공유해야 하며, 내용이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실습에 나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 유일한 로스쿨이라는 점 덕분에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수원지방법원과 연계해 법률봉사와 공동학술대회, 판례연구회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현직과의 교류는 지역 학생들에게도 실무적 감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지낸 백 교수는 로스쿨 개원 초기 학교와 머리를 맞대고 커리큘럼을 설계했다.
그는 학생과 교수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한 점도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한다.
정규 강의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의 요청이 있으면 교수들은 언제든 빈 강의실에서 보충 수업을 연다.
백 교수는 "아주대 로스쿨의 교수진 채용기준은 기득권 없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인물을 선발하는 것이었다"라며 "학교와 교수를 믿지 못하면 학생들은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에 매달리게 되는데 우리 학생들은 학교를 믿고 교수들이 제시하는 방향에 잘 따라주는 등 분위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학교는 일대일 첨삭지도와 더불어 "될 때까지 책임진다"는 모토로 불합격한 졸업생들에게까지 교내 학습 공간과 시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스쿨 관계자는 "이번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로 학생들이 앞으로 학교를 선택할 때 소재지나 유명도를 따지기보다 합격률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중요하지만 '검클빅'(검사·로클럭·대형로펌 변호사)을 보다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지금의 교육과정을 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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