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끝에서 은하 14개 충돌 장면 포착
'머리털자리'같은 초대형 은하단 형성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과학자들이 120억 년 전 우주 초기에 14개 은하가 "충돌하는" 아주 특이한 장면을 포착했다고 네이처에 보고했다.
26일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의 팀 밀러 연구팀은 남극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거의 끝 부분에서 14개의 매우 밝은 물체가 서로 근접해 충돌 진로 상에 있으면서 거대한 은하를 형성하려는 장면을 발견했다. 이 은하의 빛이 광활한 우주를 넘어 지구에 도달하는 데 수십억 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득히 먼 옛날 일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폭발적 항성 생성 은하(Starburst galaxy)'로 알려진 이 물체들은 우리 은하수의 1천 배에 달하는 속도로 별을 생성해 극도로 밝다.
텍사스대학 천문학과 캐틀린 케이시 조교수는 "이 은하들은 은하수보다 수백에서 수천 배 빠른 속도로 별을 생성해 '보통 은하'와 비교할 때 매우 특이하고 드물다"면서 "이런 은하 2개가 근접한 것을 발견해도 흥분하는데 14개가 한꺼번 근접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니 아주 특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은하들은 은하수 4~5배 크기의 우주 공간만 차지해 밀집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악셀 베이스 박사는 "모든 행성을 지구와 달 사이의 궤도에 집어넣는 것과 비슷한 밀도"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은하들이 수십억 년이 흐르면서 합쳐져 더 큰 은하단의 중심을 형성하고 '머리털자리 은하단'(Coma Cluster)처럼 대형 은하단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리털자리 은하단은 1천 개가 넘는 은하로 구성돼 있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에이미 바거 박사는 "오늘날 거대한 은하단의 조상을 발견하는 것은 우주의 구조가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