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어른 멜로의 핵심은 포용과 이해"

입력 2018-04-26 11:24
수정 2018-04-26 14:38
김선아 "어른 멜로의 핵심은 포용과 이해"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종영 인터뷰…"감우성과 호흡 참 좋아"

"연기 재미 다시 느껴, 좋은 작품 있으면 빨리 현장 갈래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굉장히 독특하고 색다른 작품이었죠."

최근 종영한 SBS TV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돌싱녀' 안순진으로 분해 손무한 역의 감우성과 '리얼 어른 멜로'를 보여준 배우 김선아(45)를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김선아는 40대 남녀의 멜로가 호응을 얻은 데 대해 "에필로그가 주를 이루는 등 독특하고 위트 있는 드라마 형식을 많이들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른 멜로'라 그런지 몰라도 감정의 깊이가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깊어서 어렵기도 했어요. 별것 아닌 말도 별것처럼 이야기해야 한 것도 많았고요. 우리는 상대에게 뭔가 궁금하면 그냥 물어보면 되는데 이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잖아요. 순진이는 마음이 참 넓은 건가? (웃음) 그러다 생각했죠. 아, 어른 멜로의 핵심은 상대를 포용하고 이해하는 것이구나."

그는 또 청춘들의 멜로와 어른들의 멜로가 다른 점에 대해 "'귀찮음'의 정도 차이"라며 "젊을 때는 수시로 '보고 싶다'고 하는데 지금은 '내일이나 모레 보자' 하는 느낌이랄까"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김선아는 열린 결말에 대해서는 "매우 좋았다"며 "다만 안순진의 아침은 항상 그렇게 불안할 수밖에 없단 전제가 깔려 있어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누구나 불안함을 느끼고 살지 않느냐. 꼭 시한부가 아니더라도. 그래서 내린 결론은 '즐겁게 살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절절한 멜로 호흡을 선보인 파트너 감우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맞았다"며 "이상한 부분에서조차 잘 맞는다. 생각보다 시너지가 잘 나온 것 같아서 장면들이 잘 살았다. 워낙 대본을 갖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선아는 또 전작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의 캐릭터는 외로웠는데, 이번에는 실컷 사랑했다고 했다. "사랑을 실컷 하긴 했죠. 다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상대는 죽는다고 하고…. 무한의 시한부를 알고는 정말 충격 많이 받았어요."

그는 또 과거 드라마 '여인의 향기'(2011)에서 자신이 시한부 연기를 한 일을 언급하며 "제가 아픈 게 나은 것 같다. 간병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여인의 향기' 때 제 파트너도 많이 힘들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키스 먼저 할까요?'에는 시(詩) 등 문학 구절도 자주 등장했다. 김선아는 촬영 중 마음에 든 구절을 휴대전화에 저장해뒀다며 보면서 읽어줬다. 그의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혼자 사는 사람은 아주 작은 것에도 흔들려요', '버릴 수 있을 때 버려야 살 수 있어요',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 등이었다.

그는 또 극의 코믹 요소를 책임진 예지원에 대해서도 "기분이 꿀꿀하다 싶다가도 예지원 씨와 함께한 장면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회 등에서 등장한 요가 장면들을 언급하면서는 시원하게 웃기도 했다.



김선아는 1996년 화장품 광고모델로 데뷔한 그동안 다수 인기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40대가 돼서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품위있는 그녀'의) 복자, 순진이까지…. 매번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된다는 건 배우에게 감사한 일이죠.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만 나와도 드라마 속 해당 장면이 생각나는 것 역시 마찬가지고요. 작품 선택 기준요? '키스 먼저 할까요?'는 종이 한 장 보고 결정했어요. 한 장만 보고도 설레서. '품위있는 그녀'의 여운이 오래 가서 빨리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영향을 미쳤죠."

그는 "예전에는 좀 쉬고 일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좋은 작품이 있으면 빨리 현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힘들고 여기저기 부딪혀도 즐거운 게 좋다. 이번에 그랬다. 한동안 연기가 재미없었는데,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다시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열일' 해야 하는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로 '대선배' 나문희를 꼽았다.

"나문희 선생님께서 종종 전화를 주세요. 쉬지 않고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자주 말씀하시죠. 이번에도 칭찬하시면서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더 많이 하라고 하셨어요. 저, 진짜 쉬면 안 되겠어요. (웃음)"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