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금강산 기상 받아 한반도에도 평화 오길"

입력 2018-04-26 10:23
수정 2018-04-26 10:30
"그림 속 금강산 기상 받아 한반도에도 평화 오길"

남북정상회담 배경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신장식 작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는 신장식 작가가 그린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린다. 가로 6m 81cm, 세로 1m 81cm에 달하는 푸른빛 화폭에 금강산 절경을 담은 작품이다.

26일 전화로 만난 작가는 "두 정상이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앞에서 악수하고 사진 촬영을 한다고 해서 매우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근래 국립현대미술관 쪽에서 연락받았어요. 마침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은 제가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작품이 어디에 걸리는지는 몰랐는데, 회담장 메인에 걸린다는 건 어제 뉴스를 통해서 보고 알았습니다."

상팔담은 금강산 절경 중에서 절경으로 꼽힌다. 작가는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은 하늘에 핀 꽃과 같다 해서 천화대로 불리는 봉우리들이 하늘로 웅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금강산 하면 떠오르는 미술작가 중 한 사람이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초반에는 청사초롱과 경복궁 등을 주로 그렸다. 1988 서울 올림픽 미술조감독을 맡으며 자연히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작가가 금강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 금강산을 가볼 수 없었으니 일본 작가가 촬영한 금강산 사진 등 자료를 모으고 연구해 떠오른 모습들을 화면에 풀어냈다. 일종의 '관념 산수화'였던 셈이다.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작가도 드디어 금강산을 찾을 기회가 생겼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스케치한 것들을 바탕으로 만물상, 옥류동 등을 담아냈다. 이후 10년간 금강산을 10여 차례 방문한 작가는 2008년 이후 금강산에 가보질 못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작가는 금강산에 특히 매료된 이유로 "우리 백두대간 기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은 한국 회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입니다. 겸재 정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테마인데 분단 이후에 아무도 그릴 생각은 못 했죠."

작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금강산 높은 기상과 평화로운 에너지를 받아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우리 민족 전체가 행복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북 미술 교류도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음악도 갔는데 미술도 평양을 못 가겠습니까."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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