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모체에 대한 태아의 면역반응(?)

입력 2018-04-26 10:54
조산, 모체에 대한 태아의 면역반응(?)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조산은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도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과학계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있다.

조산은 모체에 대한 태아의 면역반응 탓일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태아 치료센터(Fetal Treatment Center) 소아외과 전문의 티피 매켄지 박사는 모체에서 발생한 감염이나 염증으로 태아의 미성숙 면역체계가 조기에 활성화되면서 때 이른 출산 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매켄지 박사는 만기 출산하는 여성 89명과 임신 37주 전에 조기 양막 파열로 조기 진통이 시작된 70명의 혈액 샘플과 출산한 아기의 제대혈(탯줄혈액)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기 진통이 시작된 모체의 혈액 샘플에서는 면역반응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조산으로 태어난 아기의 제대혈 샘플에서는 두 종류의 면역세포인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와 효과 T세포(effector T cell)가 활성화돼 있었다.

수지상 세포는 항원제시 세포로 외부 물질의 침입을 T세포에 알려주고 T세포의 공격을 유도한다. T세포는 면역체계의 1차 공격세포로 염증 유발 물질인 TNF 알파와 인터페론 감마를 방출, 외부 침입자를 공격한다.

조산아의 제대혈에는 이러한 염증 유발 물질이 만기 출산아보다 훨씬 많았다고 매켄지 박사는 밝혔다.

자궁 세포를 시험관에서 이 염증 유발 물질에 노출시키자 염증 유발 물질이 자궁 세포의 수축을 유도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감염이 발생했을 때 태아로서는 조기 분만진통을 유발하는 것이 "적대적인" 환경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매켄지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의대 모태 의료실장 스콧 설리번 박사는 조기 분만진통과 조산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는 조산의 원인일 수 있겠지만, 이 밖에 고혈압, 당뇨병, 태아 발달 지연, 양수 조기 파열, 짧은 자궁경부 등도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4월 25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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