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넘치던 거리가 텅 비어버렸다"…말 잃은 토론토 한인타운
로이터통신, 차량돌진 사고 후 현지 한인사회 분위기 전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활기 넘치고, 밝고,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가득하던 정말 좋은 곳이었어요. 보세요. 지금은 텅 비어버렸네요."
무차별 차량돌진 사고가 발생한 캐나다 토론토의 한인사회가 침묵에 잠겼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현지발 기사에서 전했다.
사고 발생 지역인 핀치 애비뉴와 영 스트리트에 살았었다는 임 모씨는 로이터에 "우리 지역사회에 이렇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토론토에서는 흰색 승합차가 인도를 향해 돌진, 10명이 사망하고 최소 15명이 부상했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한국 국적자 2명과 캐나다 동포 1명도 포함돼 충격을 줬다.
로이터통신은 토론토 지역 언론을 인용해 한국 국적자와 캐나다 한인 동포로 확인된 희생자 중에는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요리사, 교환학생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토론토의 번화가로, 한인타운과 가까운 곳이었다.
한국음식점과 식료품점이 자리하고, 붕어빵 같은 한국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들도 있었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허모 씨는 이 지역을 '토론토의 새 코리아타운'이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형성된 옛 코리아타운은 다운타운의 크리스티 지역에 있다.
허씨는 "바로 이 일대에서 벌어진 참사를 보는 것은 뭔가를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라며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서는 다리가 풀린 것 같았다"고 했다.
이 일대에서 약 25년간 일했다는 김 모씨는 사고 당시 대로변 2층 상점에 있었다. 그는 사고차량이 인도를 돌진하면서 나는 굉음을 들었고, 창문을 통해 예닐곱 구의 시체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전했다.
특히 도로에서 식품 노점을 하던 한 젊은 여성도 치이는 모습도 목격했다. 이름과 나이는 모르지만 가끔 건물 화장실을 쓰기도 해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김씨는 그를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이 여성의 신원이나 현재 상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2016년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사고지역을 포함한 토론토의 윌로데일 지구에 사는 주민의 3분의 2는 영어나 프랑스어 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한다.
조사에 참여한 11만8천명 중 1만명 이상이 한국어를 모국어자였다.
한국인 유학생도 많아 2015년 기준으로 2만7천816명이 캐나다에 유학, 유학생 중에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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