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앞둔 최강희 감독 "살인적 일정, 선수들에게 미안할 뿐"
"선수들 덕분에 영광스런 기록 도전"
(춘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그저 선수들에게 미안할 뿐이죠."
프로축구 감독 최다승 기록을 앞둔 전북 현대 최강희(59) 감독은 연일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2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최근 힘든 일정 속에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라며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긴 하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버텨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라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2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승리해 통산 210승으로 김정남 감독이 갖고 있던 지도자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강원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작성한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주전 미드필더 이재성을 벤치에 앉히는 등 로테이션을 택했다.
최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4월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느라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18일 ACF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키치SC(홍콩)와 경기를 홈 소화한 뒤 22일 제주 원정경기를 치렀고, 곧바로 춘천으로 올라와 강원과 대결을 펼친다.
앞으로 일정도 문제다. 29일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 5월 2일 대구FC, 5월 5일 전남 드래곤즈전을 펼치고 5월 8일엔 부리람FC와 태국 원정경기를 치른다.
선수층이 두껍기로 유명한 전북으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일정이다. 게다가 김진수, 홍정호 등 다수의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김민재, 최철순, 이재성 등은 5월 말 대표팀에도 합류해야 한다.
최강희 감독은 "여러모로 (최다승) 기록은 신경 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북과 만난 강원 송경섭 감독은 "전북은 수비라인이 매우 헐거워진 상태다. 승리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디에고를 후반에 조커로 투입해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혔다.
강원은 이날 소속 선수 A의 입단 전 불법 스포츠도박 사실이 알려지면서 팀 내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해졌다.
송경섭 감독은 "최근에 A의 일탈을 알게 됐다"라면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 뭐라 말씀드리기 힘들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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