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센터에 10m 길이 국내 최대 나무 화석 있다

입력 2018-04-26 06:00
수정 2018-04-26 09:04
천연기념물센터에 10m 길이 국내 최대 나무 화석 있다

고래 화석·매머드 골격도…9월 전시관 재개관



(대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자연유산인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조사·연구하는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개방형 수장고에 길이가 10.1m에 이르는 나무 화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천연기념물센터에서 만난 공달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2009년 경북 포항시 동해면 금광리 도로 공사 현장에서 김항묵 부산대 교수팀이 발견한 나무 화석을 2011년 대전으로 가져왔다"며 "국내 최대 나무 화석으로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 연구관은 "이 화석은 1천800만 년 전에 살던 나무가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무가 쓰러진 뒤 압력을 받아 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무 화석은 규소가 침투해 나무 형태와 구조가 그대로 굳은 규화목과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고 탄소가 집적돼 검게 변한 탄화목으로 나뉘는데, 함탄층(含炭層·석탄 형성과 관련 있는 지층)에서 찾은 포항 출토 화석은 탄화목이다.



이 화석은 뿌리를 제외한 줄기 일부가 보존됐으며, 옹이와 나뭇결이 그대로 남았다. 폭은 80∼120㎝다.

정승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이렇게 거대한 나무 화석이 온전한 형태로 나온 사례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며 "살아 있는 나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사는 수종에 대해 "소나무과나 측백나무과로 보이지만, 정확한 결론을 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나무 화석은 지게차 3대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무진동 차량으로 운송했다. 연구소는 2011년부터 3년간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함께 이물질을 제거하고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약품을 바른 뒤 파편을 접합하는 보존처리를 했다.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에는 포항 장량택지개발지구에서 나온 고래뼈 화석도 있다. 한국지질고생물학연구회가 발굴한 고래뼈 화석은 길이가 약 380㎝, 폭이 110∼160㎝다.

정 연구사는 고래뼈 화석에 대해 "1천300만∼1천400만 년 전 화석으로 추정한다"며 "출토 지점은 나무 화석이 나온 곳과 직선거리로 10㎞ 남짓 떨어졌는데, 약 500만 년 사이에 포항 지역 환경이 육지에서 해상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래뼈 화석은 암반을 그대로 옮겨와 출토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석을 포함한 암반 무게는 5∼6t이다.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 유물 중에는 매머드 골격도 있다. 재일교포인 박희원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장이 1994년 러시아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발견한 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한 자료다.

공 연구관은 "매머드 뼈는 300여 점을 받았는데, 개체 수로는 10마리가 넘었다"며 "40세 수컷 매머드 한 마리를 만든다고 가정하고 뼈를 조립했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한 연구기관과 협력해 매머드 증강현실(AR)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매머드 쪽으로 향하면 뼈 위에 근육과 살가죽, 털이 붙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천연기념물센터는 2017년 5월 시작한 공사를 마무리해 오는 9월 1일 전시관을 재개관하면 매머드 골격을 일반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나무 화석, 고래뼈 화석이 있는 수장고도 한시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정 연구사는 "수장고는 전시관처럼 항상 개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정기 관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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