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2] 교황 "남북지도자, 평화의 '장인' 되길'" 성공 기원(종합2보)

입력 2018-04-25 21:52
[정상회담 D-2] 교황 "남북지도자, 평화의 '장인' 되길'" 성공 기원(종합2보)

남북정상 회담 특별 언급…"한반도 화해의 좋은 기회될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화해와 형제애 회복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이틀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을 특별히 언급하며, 성공을 기원했다.



교황은 이날 전 세계에서 모인 수 천 명의 신자들에게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남한과 북한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소개하며 "이번 만남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 보장을 위해 투명한 대화, 화해와 형제애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이어 "평화를 열렬히 갈망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개인적으로도 기도할 것이며, 가톨릭 교회 전체도 한국과 가까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교황은 아울러 "교황청은 사람들 사이의 만남과 우정의 이름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뤄지는 모든 유용하고, 진지한 노력을 동행하고, 지지하며,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이번 회담의)직접적인 정치적 책임감을 가진 이들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평화의 '장인'이 되어 달라"며 "자신감을 갖고 모든 이들의 안녕을 위해 선택한 길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즉석에서 "하느님은 모두의 하느님이자 평화의 하느님이시다. 남한과 북한을 막론한 모든 한국민을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주의 기도'를 함께 바치자"고 제안,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이 한국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2014년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해 내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생적으로 가톨릭 신앙이 전파된 한국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지대한 호감과 관심을 표현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교황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 상황에 지속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화해를 촉구하는 등 한반도 상황을 각별히 챙겨왔다.



교황은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인 지난 2월 초순에는 남북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함께 함으로써 한반도 화해와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교황은 앞서 올해 초 교황청 주재 외교관들과의 신년 회동에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핵무기 금지에 노력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교황청 외교 소식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드러냈다"며 "남북 관계와 한반도가 중대한 국면에 진입할 때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이 확실한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반 알현에는 소록도 한센인을 위해 헌신한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84)와 마가렛 피사렉(83)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활동을 벌이는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위원장 김황식 전 총리)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교황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두 간호사의 희생과 사랑을 전 세계로 알리는 데 교황이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로 화제를 모은 '산상수훈'(2017년)의 감독인 대해 스님과 제자 2명도 이 자리에 참석, 종교 간 교류와 화해를 중시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산상수훈 DVD를 선물로 전달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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