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감 "4·3 학생·교원 희생자 추모행사 추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25일 제주 4·3 당시 희생된 학생과 교원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기자간담회에서 "4·3 당시 학생, 교원, 학교 등 교육계의 피해를 조사한 자료가 있긴 하지만 좀 더 조사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올해 하반기에 연구용역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일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다른 시·도 교육감들의 제안에 대한 답변이다.
당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던 교육감들은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4·3 추념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어 4·3 당시 희생된 학생과 교원을 위한 별도의 추모행사를 시도교육감협의회 주최, 제주교육청 주관으로 여는 것을 제안했다.
학생과 교원에 대한 추모행사가 별도로 마련된다면 이를 계기로 전국 교육감들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또 4·3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각 학교에 관련 학교규칙과 수여 규정을 마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보를 강화해 연내에 가급적 명예 졸업장을 많이 수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4·3 70주년 평화인권교육 주간 운영에 대해 "교육청이 마련한 교육주간이 물꼬가 돼 도내 각급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계기교육과 추모행사, 문화활동이 이뤄져 고무적"이라며 "교육으로 4·3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각 학교의 운영 사례를 보면 한림여중은 4·3 교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회 시간에는 '청소년, 4·3 평화의 길을 가다' 책 읽기를, 국어 시간에는 순이삼촌 만화 만들기를, 미술 시간에는 4·3 걸개 만들기를 각각 진행했다. 4·3 추념일에는 차조밥, 톳, 감자 등 음식 체험도 했다.
세화중은 '다랑쉬 넘어 부는 바람'을 주제로 교과 융합 교육을 진행했다. 국어 시간에는 '순이 삼촌' 서평 쓰기, 음악 시간에는 4·3 노래 부르기, 미술 시간에는 일러스트로 4·3 표현하기 등을 했다.
애월고는 미술과 학생들이 동백꽃 배지를 제작해 달고 다니며 4·3을 기억했고, 4·3 추념 기간 선언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수형 생존피해자에게 배지를 달아줬다.
대정고는 4·3평화공원의 모녀상을 모티브로 배지를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4·3희생자유족회에 전달했다. 대정고 자율동아리 학생들은 4·3의 아픔을 담은 '4월의 동백'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일회성 행사보다는 4·3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교과 융합 프로젝트 수업에 초점을 맞춰 4·3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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