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전 FBI국장 뒤에 '거물킬러' 전 연방검사 등 막강 법무팀"
'리크게이트' 특별검사 출신 피츠제럴드 등 3명으로 구성 뒤늦게 알려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작년 5월 해임된 직후 '거물킬러'로 유명한 전직 연방검사를 개인 변호사로 고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코미 전 국장의 법률자문을 연방검찰 일리노이 북부지검장을 지낸 패트릭 피츠제럴드가 1년 가까이 해왔다고 보도했다.
피츠제럴드는 2001년 연방검찰 지검장에 올라 2012년 퇴임할 때까지 일리노이 주지사 2명을 비롯해 미국 부통령 비서실장과 언론재벌 등을 줄줄이 감옥에 보내며 주목받았다.
선타임스는 코미 전 국장이 전날 "지난해 해임된 이후 피츠제럴드가 법정 대리인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미 전 국장의 법률자문팀은 피츠제럴드 외에 코미가 뉴욕 남부지검장일 당시 부지검장이던 데이비드 켈리, 연방 검사를 지낸 컬럼비아대학 법대 교수 댄 리치먼 등 막강 3인방으로 구성됐다고 부연했다.
코미는 이들에 대해 "해고와 관련, 자문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력 정치전문 블로그 '토킹포인트메모'는 코미가 이들을 통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여부 수사에 잠재적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은 미국 법무부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친구와 공유하면서 국가 기밀로 간주되는 정보를 유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지 수일만에 나왔다.
피츠제럴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년 발생한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유출 사건 '리크게이트'(Leak Gate) 특별검사를 맡아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 겸 안보보좌관이던 루이스 '스쿠터' 리비를 감옥으로 보내며 유명 인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리비를 전격 사면했으며, 피츠제럴드는 이에 대해 "사실은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코미와 피츠제럴드는 1990년대에 뉴욕 남부지검에서 함께 일하면서 인연을 쌓았고, 피츠제럴드가 코미 자녀 중 한 명의 '대부' 역할을 맡을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피츠제럴드는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사건을 맡으면서 주목받았고 1998년에는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폭탄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 요원 수사를 맡아 관심을 모았다.
그는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북부지검장에 오른 후 조지 라이언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선타임스 소유주였던 캐나다 언론 재벌 콘래드 블랙 등을 뇌물수수 및 부정부패, 횡령 등 혐의로 기소해 실형을 받게 했다. 2008년 미국 대선 직후에는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직 매관매직 시도 혐의로 현직 주지사이던 라드 블라고예비치를 전격 기소, 징역 14년 형에 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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