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참사' 삼성중공업, '최악의 산재기업' 불명예

입력 2018-04-25 11:13
'크레인 참사' 삼성중공업, '최악의 산재기업' 불명예

"'최악의 살인기업' 7곳서 숨진 37명 전원 하청노동자"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지난해 노동자 6명이 숨진 삼성중공업이 노동계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노총·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5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통계를 근거로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1위 삼성중공업에 이어 지난해 노동자 5명이 숨진 현대엔지니어링·GS건설·대림산업 등 3개 기업이 공동 2위에 올랐고,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STX조선해양·현대산업개발·케이알산업·대림종합건설 등 4개 기업이 공동 5위에 선정됐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127주년 세계 노동절이던 지난해 5월 1일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노동자 휴게실을 덮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쳐 사상 최악의 '크레인 참사'로 남았다.

캠페인단은 "이 사고 사망자들은 모두 노동절인데도 쉬지 못했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면서 "이윤 창출에 눈먼 안전 불감증, 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안전 예산을 먼저 줄였던 점 등이 노동자들의 사망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된 7개 기업의 사망 노동자 37명 전원이 하청업체 노동자였다"면서 "더 극심해진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해 선진국처럼 산재 사망을 '기업의 살인'으로 규정하고 원청업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캠페인단은 지난해 타워크레인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만 21명에 달했다면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2016년에 과로사한 노동자만 6명에 달해 지난해 특별상을 받았던 우정사업본부는 여전히 장시간 노동 구조를 해소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아 2년 연속 특별상에 이름을 올렸다.

캠페인단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산업재해로 2천여명이 사망하고 있다. 안전해야 할 일터가 죽음의 전쟁터로 변한 것"이라면서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으로는 노동자 사망을 예방할 수 없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산재 사망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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