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무빙워크 사고 하도급 규정 위반 등 '총체적 부실'
(남양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지난달 20대 근로자가 이마트 무빙워크 점검 중 숨진 사고를 수사한 경찰은 승강기 관리 업체 관계자와 현장 안전교육 책임자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마트의 승강기 관리를 위임받은 업체는 하도급 제한 규정을 어기고, 안전교육 담당자들은 근로자들의 사인을 위조하는 등 안전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25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3월 28일 오후 남양주시 이마트 도농점에서 이모(21)씨와 함께 무빙워크 점검을 하며 주의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A씨는 무빙워크 위쪽에, 이씨는 아래쪽에서 점검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서로를 주시하며 특히 무빙워크를 작동시킬 때는 주의를 시켜야 하는데, A씨는 사고 당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이씨는 아래쪽 무빙워크 발판 위에 서 있었다. 점검 과정에서 기계가 움직이며 순간 이씨는 균형을 잃고 아래쪽 틈으로 빠져 결국 숨졌다.
숨진 이씨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이날 규정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 내부 안전 지침에 따르면 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은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정상 이유로 이날 안전교육은 생략됐고, 이마트 관련 외주업체 소속 안전관리 책임자 B씨와 C씨가 교육 확인 서명을 대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을 사서명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승강기 관리 업체가 하도급 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마트와 계약을 맺고 전국 이마트 승강기를 관리하는 D업체는 숨진 이씨가 근무했던 업체 등 다른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관리 업무를 해왔다.
승강기 시설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승강기 관리 업무는 업무량의 50% 이상 하도급을 줄 수 없다.하지만 D업체는 업무량의 60%를 하도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D업체 법인과 강북 지사장을 승강기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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