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황제' 진종오 "창원서 북한 선수와 붙어보고 싶다"(종합)

입력 2018-04-24 19:47
'사격 황제' 진종오 "창원서 북한 선수와 붙어보고 싶다"(종합)

"응원해주시는 만큼 아시안게임 개인 금메달 획득 욕심"



(창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격 황제' 진종오(39·KT)가 올해 8∼9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종오는 24일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이 열린 창원국제사격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남북을 떠나 같은 종목의 경쟁자로서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의 사격 실력은 중상위권으로, 결선에 참가해서 간혹 메달을 따기도 한다"며 "방관할 상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ISSF는 북한에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초청장을 보냈지만, 아직 답신을 받지 못한 상태다.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ISSF 회장은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북한의 참가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진종오와 북한의 김성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50m 권총에서 각각 금,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진종오는 농담조로 "북한 선수들은 (창원) 관중이 내는 한국어를 알아들으면서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내가 유리할 것 같다"며 웃었다.



진종오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앞서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그는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 50m 권총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은 획득하지 못했다.

물론 세계 최정상급 사수들이 총출동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여러 개 목에 걸어본 입장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작을 수도 있지만, 진종오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징크스는 없다"면서도 "응원해주시는 만큼 개인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는데, 모두 단체전 경기였다.

진종오가 오는 8∼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확정한 종목은 10m 공기권총 개인전이 유일하다.

그의 주 종목인 50m 권총은 이번 대회에서는 제외됐고, 10m 공기권총 혼성 대표팀 선발전에서는 김청용한테 밀렸다.

다만,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방침에 따라 김청용 대신 이대명이나 진종오가 혼성 경기에 나서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진종오는 지난겨울 등산을 하다가 갈비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런 까닭에 최근 각종 경기에서 정상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부상 때문에 거의 한 달간 훈련을 못 했다는 핑계를 대고 싶다"며 미소를 지은 뒤 "아시안게임과 세계사격선수권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앞으로 열릴 독일 월드컵 등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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