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3] 佛 한반도 전문가 "한반도 평화창출에 매우 긍정적"

입력 2018-04-24 16:47
[정상회담 D-3] 佛 한반도 전문가 "한반도 평화창출에 매우 긍정적"

연합뉴스와 인터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까지는 갈 길 멀어"

"군사해법 피한 것 매우 긍정적…화해국면 지속여건 마련 중요"

"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파기 압박이 한반도 상황에 오히려 도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앙투안 봉다즈 박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현 상황이 한반도의 평화 창출에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 파기를 압박하는 상황은 오히려 북한 핵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했다.

프랑스 싱크탱크인 전략연구재단(FRS)의 아시아태평양 및 핵 비확산 전문가인 봉다즈 박사는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긴장을 줄이고 군사적 해법을 피했기 때문에 현 국면은 (한반도 평화에)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 전에 긍정적인 기류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면서 양측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까지 협상을 진행할 문제들이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서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군사 협력조건 창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이뤄진 뒤의 경제협력 방안 등 화해국면이 지속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봉다즈 박사는 이처럼 회담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히 접근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첫 단추라고 한다면 핵이 없는 북한이라는 목표까지는 갈 길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가 유기적으로 묶여 진행돼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는 있을 수 없으며, 평화 프로세스 없이 비핵화도 불가능하다"면서 "비핵화는 반드시 불가역적이어야 하지만, 평화협정은 사실 나중에 뒤집힐 수도 있으므로 두 문제는 같은 선상에 놓고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이 체결한 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에 대해선 한반도 상황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

그는 "다른 많은 전문가와 달리 나는 트럼프가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면 오히려 북한에게는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트럼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 즉 자신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북한과의 핵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 핵협정 파기가 북한의 미국에 대한 신뢰를 해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애초에 양측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봉다즈 박사는 아울러 이란 핵협정이 파기될 경우 중동의 긴장이 높아져서 상대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노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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