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제재 맞설 카드는 핵심기술"…시진핑 사흘새 두차례 역설(종합)

입력 2018-04-24 11:31
"美무역제재 맞설 카드는 핵심기술"…시진핑 사흘새 두차례 역설(종합)

中 지도부 향후 경제방향 구조조정·내수확대 병진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기자.정주호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통상갈등에 해소 기미가 나타나지 않자 향후 경제방향을 핵심기술 확보와 내수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주재한 '경제형세와 경제업무' 주제의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관건 핵심기술의 돌파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재의 복잡한 국내외 정세에 직면해 관건 핵심기술에 대한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신산업, 신모델, 신업종 발전을 지지하면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내수확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중 '핵심기술 돌파'는 시 주석이 사흘새 2차례나 공식 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인터넷안전정보화공작회의에서도 정보 영역의 핵심기술 돌파를 가속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중국과의 통상갈등에서 미래 첨단산업을 타깃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ZTE(중싱<中興>통신)을 상대로 7년간 기술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취한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ZTE 제재는 중국이 현재 취약한 반도체산업의 약점을 부각시켰다.

중국이 반도체 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미중 무역마찰에서 열세에 처해있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외부의 경제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을 통해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내수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치국 회의의 결론은 작년말 정치국 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 기조와 비교해 공급측 구조개혁 위주에서 구조조정과 내수확대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왕젠(王健)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 연구원은 "내수와 혁신의 중시는 미중 무역갈등이 경제에 미친 압력이 이미 드러났음을 반영하는 한편 중국 지도부가 단기적 경제안정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선방'한데 대해 "1분기 주요 경제지표가 총체적으로 안정됐고 협조성이 비교적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정치 형세가 더욱 복잡해진 것에 비춰 중국은 위기의식을 강화하고 문제 중심의 업무를 견지하며, 돌출된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앞으로의 주요 경제과제로 빈곤퇴치, 금융리스크 해소, 환경개선 등 3대 공방전을 이겨내는 것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정책 견지, 통화정책의 온건 중립 유지, 생산과잉 해소, 관건 핵심기술 공략 강화를 주문했다.

이어 간정방권(簡政放權·조직 간소화와 권한의 하부 이양), 세부담 경감, 농촌진흥전략 실행, 국유기업 및 세제, 금융개혁 추진, 주식·채권·외환·부동산시장 발전 추진 등도 경제과제에 포함됐다.

중국 경제전문지 제일재경은 산업구조에서 구조조정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구현되고 있다면서 산업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보면 1차 산업이 4.5%으로 작년동기대비 0.3%포인트 하락한 반면, 2차 산업은 39%로 0.1%포인트, 3차 산업은 56.6%로 0.3%포인트 올라갔다고 전했다.

산업별 성장기여도에서도 1차 산업이 2.2%에 그친 반면 2차 산업은 36.1%, 3차 산업은 61.6%에 달했다.

중국 싱크탱크 판구연구소의 우치 선임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확대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또 정치국회의가 신용대출, 주식, 채권, 외환, 부동산시장 등 5대 시장을 직접 거명해 리스크 회피를 주문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자본시장의 점증하는 위험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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