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영국 희소병 아기에 시민권…"로마 병원에 즉각 오길"

입력 2018-04-24 01:15
이탈리아, 영국 희소병 아기에 시민권…"로마 병원에 즉각 오길"

英병원·법원, 치료중단권고로 외국행 좌절…伊에서 기적 만날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연명 치료 중단 위기에 처한 영국 희소병 아기에게 이탈리아 정부가 시민권을 부여했다. 그의 운명이 바뀔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23개월 된 영국 아기 알피 에번스가 이탈리아로 즉각 옮겨질 수 있도록 이탈리아 시민권 발급을 승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탈리아 시민이 된 어린 알피가 즉시 이탈리아에 옮겨오는 게 허용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고 있는 알피는 현재 영국 리버풀의 올더 헤이 아동병원에 입원 중이지만, 병원 측은 알피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반(半)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있다며 연명 치료 중단을 권고했다.

알피의 부모는 교황청이 운영하는 로마의 아동 전문 병원인 제수 밤비노 병원에서 더 나은 치료를 시도하고 싶어 하고 있으나, 영국 법원이 병원 측의 손을 들어주며 알피의 해외 치료는 지금까지 현실화되지 못했다.

리버풀 아동병원의 연명 치료 중단 결정을 막아 달라고 알피의 부모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23일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한편, 알피의 아버지인 톰 에번스는 지난 18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 알피의 로마 이송을 도와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 에번스를 만난 이후 진행된 일반 알현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두살배기 에번스를 위해 기도할 것을 신자들에게 요청하며 "삶의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끝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유일한 주관자는 오직 하느님뿐이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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