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입다'…패션업계,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로 차별화

입력 2018-04-24 06:31
'예술을 입다'…패션업계,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로 차별화

협업 제품 잇따라…전시·화보 등 문화마케팅도 전개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패션업계가 예술을 입고 있다.

패션업계의 협업이 다른 패션 브랜드나 패션 디자이너를 벗어나 화가·사진작가 등 아티스트들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제품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의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HAZZYS)는 현대 사진의 거장 '토드 셀비'와 협업해 글로벌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힘쓴다.

토드 셀비는 개인의 공간을 창의적으로 재조명해내는 독보적인 감각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헤지스와 함께한 셀비의 런던 여행'을 주제로 한 이번 아티스트 에디션은 토드 셀비 특유의 감각으로 브랜드가 지닌 영국 감성을 독창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LF의 질스튜어트뉴욕도 유명 팝아트 일러스트레이터 '안젤리카 힉스'와 협업에 나섰다.

안젤리카 힉스는 팝 컬쳐를 위트있게 표현하는 유망 일러스트레이터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언어유희로 녹여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수채화법 기술로 유명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KUHO)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도형과 협업해 한정판 라인 '아티산'(Artisan)을 선보였다.

구호는 '브루클린으로의 여행'을 컨셉으로 그래피티(벽화)에서 영감 받은 타이포그래피를 김도형 디자이너의 '카운터 밸런스' 폰트를 사용해 간결하게 표현했다. 원피스, 티셔츠, 셔츠 등 의류에는 김도형 디자이너의 폰트를 자수와 프린트로 살려 포인트를 줬고, 모자 등 액세서리는 와펜과 자수로 디자인했다.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쥬시쥬디' 일러스트레이터 '헨킴'과 콜라보레이션해 감각적인 여름 컬렉션을 선보인다.

헨킴은 인스타그램에서 8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작가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쥬시쥬디의 유니크한 감성과 젊은 여성들의 다양한 생각을 헨킴의 여섯 가지 작품으로 구현해 패션에 담았다.

쥬시쥬디는 헨킴의 일러스트 작품을 활용한 티셔츠 5종과 숄더백, 클러치 등의 패션 가방 3종을 선보인다.



프랑스 패션브랜드 레페토는 일본 아티스트 '와타나베 마유미'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주로 일러스트와 유화, 조각 작업을 해온 와타나베는 상상력을 발휘해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직관적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와타나베의 상상력 짙은 그림은 레페토 '산드리옹' 라인에 담겨 검정과 빨강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도 헝가리 아티스트 '아고스톤 팰린코'와 손잡고 제품을 내놓았다.

아고스톤 팰린코가 커스텀멜로우의 시즌 테마를 바탕으로 이웃의 개인적인 시간을 엿보는 듯한 장면을 표현한 일러스트는 점퍼, 셔츠, 라운드 티셔츠, 크로스백 등 4종류의 아이템에 적용됐다.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과 디자인을 활용한 문화마케팅을 전개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패션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전국 주요 매장에서 사진작가 김강희의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김강희 작가가 사는 뉴욕의 일상 사진들과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찍은 도시의 이미지를 조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의 브랜드 '에스제이에스제이'(SJSJ)는 영국 출신 유명 화가인 '길 버튼'과 협업해 회화형태의 광고물을 제작했다.

길 버튼은 독특한 붓놀림과 색감을 사용해 자신만의 특색있는 화풍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로, 벨기에 명품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등 여러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은 이제 매우 대중적인 현상"이라며 "아티스트 협업 제품은 독창적이고 소장가치가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문화 마케팅은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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