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세번째 중도 하차…민선 괴산군수 4명 모두 사법처리(종합)

입력 2018-04-24 15:05
수장 세번째 중도 하차…민선 괴산군수 4명 모두 사법처리(종합)

임각수·김문배 뇌물수수, 김환묵·나용찬 선거법 위반 낙마



(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나용찬 충북 괴산군수가 24일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로 불명예 퇴진하자 군청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 전 군수는 이날 판결로 5년간 피선거권을 잃어 다른 선거에도 나올 수 없다.

나 전 군수는 지난해 4월 12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해 군정을 이끌어왔다.

이날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대법원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군청 공무원들은 나 군수의 중도하차 소식이 전해지자 "세번째 현직 군수 중도 하차 우려가 현실이 됐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군청 직원 A씨는 "오늘 대법원 판결로 군수 3명이 불명예 퇴진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깨끗하고 도덕성을 갖춘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간부 공무원 B씨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군정을 이끈 나 군수가 낙마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다잡아 군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 군수가 물러남에 따라 군정은 박기익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나 군수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정상 출근했지만 괴산 유기농업연구소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지방정부 유기농협의회(ALGOA) 정상회의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역대 괴산군수 가운데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낙마한 것은 나 군수를 비롯해 모두 3명이다.

수뢰 혐의로 기소된 전임 임각수 군수는 2016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5년,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고 영어의 몸이 됐다.

앞서 1998년 재선에 성공했던 김환묵 괴산군수는 유권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2000년 4월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첫 중도 하차한 단체장으로 기록됐다.

괴산군은 또 하나의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이들 3명을 비롯해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역대 민선 괴산군수 4명 모두 사법 처리된 것이다.

2000∼2006년까지 재임한 김문배 전 군수는 승진 청탁과 함께 현금 1천만원을 아내를 통해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뒤늦게 드러나 2007년 1월 불구속 기소돼 같은 해 7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 12일 재선 도전을 선언했던 나 군수의 낙마로 6·13 지방선거 괴산군수 후보들의 행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렸던 나 군수가 경쟁 대열에서 탈락하면서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이차영 전 충북도 경제통상국장과 자유한국당의 송인헌 충북도 혁신도시관리본부장, 한국당 공천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의 임회무 충북도의원의 표심잡기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나 전 군수의 지지층이 어느 후보에게 쏠릴지도 관심거리다.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나 전 군수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중도 하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나 군수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가 쉽지 않고, 하더라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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