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사이버 특사 "선거 불개입, 미국도 함께 확약해야"(종합)

입력 2018-04-23 16:33
푸틴 사이버 특사 "선거 불개입, 미국도 함께 확약해야"(종합)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약속하지는 않을 것…미 대선개입 책임 인정못해"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확약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안드레이 크루트스키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보안보 분야 국제협력 담당 특사는 이날 자국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어떠한 일방적 성명이나 확약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 연루 의혹이 있는 (선거개입) 사건들에 대한 책임도 인정할 의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의 지난달 말 발언에 대한 반응이었다.

헌츠먼 대사는 앞서 자국 의회에 보낸 성명과 러시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지난 2월로 예정됐다 취소된 미-러 양국) 사이버 안보회담 문제를 들여다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크루트스키흐는 "만일 헌츠먼이 우리로부터 (선거 불개입에 관한) 어떤 보장을 받길 심각하게 기다린다면 그는 나라를 잘못 고른 것"이라면서 "우리가 누군가의 최후통첩성 요구를 이행하면서 일방적 보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 내정에 개입하거나 그들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이를 원치 않으며 이는 우리 국가의 이익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크루트스키흐는 이어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스스로 다른 나라 내정에 85차례나 개입했고 러시아 정치 일정에도 개입했다"면서 "만일 무언가에 대해 합의한다면 반드시 (일방이 아닌) 상호 보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 사안과 관련해선 러시아가 이미 몇 년 전에 제안했듯이 (내정 불개입에 관한) 포괄적 보장 및 행동 규칙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크루트스키흐는 "서방 정치인들뿐 아니라 기업인들의 성명이나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비난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없다"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든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으면 마치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연설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서방의 러시아 혐오주의를 꼬집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