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커들로 '트럼프 직보'…켈리 역할 줄고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에서 한때 '군기반장'으로 불렸던 존 켈리 비서실장의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특히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로는 '켈리 패싱'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볼턴과 커들로는 켈리 실장을 건너뛰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고 있다.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사람을 자신의 '미니 경영진(mini executives)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부하 직원을 고용하고 해고하는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고 전했다.
상관인 켈리 실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인사를 비롯한 전권을 행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속 라인인 셈이다.
볼턴과 커들로가 각각 백악관의 안보, 경제 사령탑에 새로 임명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볼턴의 공식 업무는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CNN방송은 "이는 어떤 식으로든 켈리 실장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켈리 실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8월 라인스 프리버스에 이어 '2대 비서실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해병대 장성 출신인 켈리 실장은 백악관 내 문고리 권력을 제어하고 정보유출을 차단하는 등 백악관 질서 세우기를 위한 군기반장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2명의 전 부인을 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에 대한 인사검증 부실 논란에 휘말리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에는 잇단 공직 윤리 위배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 경질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도 불화를 빚었다.
켈리 실장이 프루잇 청장 경질을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대단히 잘하고 있다"며 프루잇 청장을 감쌌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켈리 실장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전했고, 이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켈리 경질설'을 화두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날조된 쓰레기", "소설", "또 하나의 암살" 등의 표현을 쓰며 보도를 부인했으나, 두 사람을 둘러싼 난기류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