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내 이란-이스라엘 충돌 가능성 커지나…긴장고조 국면
"내전 소강에 이란군 목표 아사드정권 보호→이스라엘 대비"
"시리아서 이란군 증강 계속하면 몇주·몇달내 상황 더 악화"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시리아 내전이 서서히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충돌 가능성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제기했다.
이러한 충돌 가능성은 시리아에 파견된 이란 혁명수비대와 시아파 민병대의 최우선 업무가 바뀌고 있다는 이스라엘 측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이들 병력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오다가 이제는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대비하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국가안보 보좌 역할을 했던 퇴역 장성 야코브 아미드로르는 "그들은 알아사드 생존을 위한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이제 그들의 최우선 순위는 변경됐다. 이스라엘이 그 타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란이 핵무기 능력을 키우려는 다음 단계에서 이스라엘이 어떠한 방식으로도 대응하는 것을 막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아미드로르는 이스라엘로서는 이란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고 전쟁의 위험을 감수할 준비도 됐다고까지 강조했다.
즉, 이란이 이스라엘 인접국인 시리아에서 군사력은 물론 핵 관련 능력을 키울 개연성 때문에 이스라엘이 군사적 대응할 가능성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WSJ는 이스라엘의 최악 시나리오로 한국을 거론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는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북한의 일제 포탄 사격으로 서울이 파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미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은 시리아에서 최소 3차례 직간접적 충돌을 경험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이란제 드론 한대가 시리아에서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격추됐고 이스라엘은 이후 이란의 드론 센터 역할을 하는 시리아의 T-4 공군기지를 2차례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이란군 장교를 포함해 이란인 7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는 중동의 두 강대국 간 처음 있는 소규모 충돌이라고 WSJ는 해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자국군 병력이 숨지자 "이 범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WSJ는 이란이 시리아 내 병력 증강을 멈추지 않고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대결은 몇 주 또는 몇 달 내로 더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시리아 내전 사태에 개입한 초강대국 미국과 러시아까지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러시아 전략연구소의 중동 전문가 엘레나 수포니나는 "상황이 하루하루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러시아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충돌은 러시아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미국과 달리 이란, 이스라엘 두 국가와 우호적이며 이러한 충돌 조짐을 완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14일 새벽 영국, 프랑스와 함께 시리아내 화학무기 관련 의심 시설을 공습했지만 추가 공습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충돌 상황이 악화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이번 공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군사적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