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스크무장단체 ETA '역사 속으로'…5월 해산 선포

입력 2018-04-19 18:55
스페인 바스크무장단체 ETA '역사 속으로'…5월 해산 선포

2011년 영구휴전 선언 이어 작년 4월 무장해제…무장투쟁 명분 잃어

프랑코독재에 저항하며 창설, 50년 동안 829명 테러로 희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을 상대로 암살과 테러 등의 방식으로 무장 독립투쟁을 벌인 조직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가 다음 달 공식해체를 선포한다.

19일(현지시간) ETB 등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ETA는 5월 첫주 주말에 조직의 해산을 선포할 예정이다.

조만간 ETA의 무장해제에 관여해온 국제중재단체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ETA의 공식해체 프로세스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1959년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 치하에서 창설된 ETA는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서부에 걸쳐있는 바스크 지방에 독립된 국가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활동했다.

바스크인들은 스페인 내전(1936~1939) 때 프랑코군에게 무차별 폭격을 당한 뒤 스페인에 통합됐고, 프랑코의 무자비한 탄압은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을 더욱 결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ETA는 프랑코 정부의 탄압에 납치, 자살 테러, 암살, 무장 습격 등으로 대응하면서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ETA의 극단적 테러리즘은 바스크 지방의 경제를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가면서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됐다.

스페인 정부는 ETA의 43년에 이르는 무장투쟁 기간에 스페인 정부 인사는 물론 무고한 시민들까지 총 82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ETA는 현재도 스페인, 프랑스,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지정한 테러단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지도자급 인물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조직력이 크게 약해졌다.

결국, 유럽 각국 정부들의 수사망 확대, 무장투쟁의 명분 부족 등에 따라 2011년 10월 ETA는 영구휴전을 선언하며 무장투쟁 노선을 포기했다.

작년 4월에는 프랑스에 있던 무기고의 위치까지 시민단체에 전달하며 '완전 무장해제'를 선언했다.

테러나 암살 기도에 가담한 ETA 조직원들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스페인 대법원은 최근 테러와 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ET 조직원인 리헤르 로드리게즈(38)와 알라이츠 야우나레나(40)에게 도합 535년의 징역형을 확정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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