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다리 아프면 남은 다리로" 해군 잠수사 장애인 군무원

입력 2018-04-19 16:21
수정 2018-04-19 16:30
"한쪽 다리 아프면 남은 다리로" 해군 잠수사 장애인 군무원

손가락 잘리고, 목발 짚어도 "국가에 봉사하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육체적 장애를 딛고 체력 부담이 큰 해군 잠수사 임무를 거뜬히 해내는 50대 군무원이 있다.

해군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해난구조대 잠수지원중대 6팀장 방윤혁(50) 주무관을 비롯한 해군 소속 장애인 군무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잠수 직별 군무원인 방 주무관은 진해 군항에 입항하는 함정의 선저검사(船底檢査: 안전 운항을 위해 선박 바닥을 조사하는 작업)와 유실물 인양 등을 한다. 군무원 생활을 시작한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약 7천 회의 잠수 기록을 갖고 있다.

방 주무관은 해군 출신이다. 젊은 시절 해군 특수전 부사관이었던 그는 특공무술 시범 훈련 중 척추와 무릎을 다쳐 다발성 척추장애 판정을 받고 군인의 길을 포기해야 했다.

군 복무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재활치료를 거쳐 잠수 군무원 일반공채에 지원해 다시 해군에 몸담게 됐다.

척추장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방 주무관에게 잠수 임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는 끊임없는 재활훈련으로 잠수 실력을 유지한다. 방 주무관은 "한쪽 다리가 아프면 남은 다리로 물을 차서 잠수하면 된다"며 장애인도 못 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해를 지키는 해군 3함대 근무지원중대 김병수(41) 주무관은 왼손 엄지손가락이 없는데도 식당 조리사로 근무하며 부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김 주무관은 육군 취사병으로 군 복무하던 시절 엄지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했다. 사고의 기억으로 한동안 칼에는 손도 못 대던 그였지만 요리를 다시 하기로 하고 송원대 호텔조리학과를 나와 전국 규모 요리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수상했다.

2007년 해군 조리 군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는 해군사관학교를 거쳐 3함대에 자리를 잡았다.

잠수함사령부 교육훈련전대 훈련장비관리 담당 성재우(43) 주무관은 20여 년 전 자동차 사고를 당해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지만, 장비 관리 임무를 당당히 수행하고 있다.

몸이 불편해 군 복무를 하지 못한 게 미련으로 남아 군무원이 됐다는 성 주무관은 "늦은 나이지만, 국가에 봉사하고 싶어 군무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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