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한자를 모방했다고? 왜곡 심각한 외국 사이트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전사들, 항의·시정활동 개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인터넷 백과사전 인사이크로피디아(www.encyclopedia.com)와 내이션 인사이크로피디아(www.nationsencyclopedia.com), 여행 관련 포털 '트레블 닥스컴'(www.traveldocs.com) 등 외국의 유명 사이트들이 "한글은 중국 문자(한자)를 모방했다"고 잘못 소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밝혔다.
반크에 따르면 두 백과사전 사이트는 "한글은 중국 한자를 모방해 자음결합에 의한 음절들을 결합한 것"(Han'gul letters are combined into syllables by clustering, in imitation of Chinese characters)이라며 한글 창제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해외여행에 필요한 비자와 여권 발급을 진행하는 기관이 운영하는 '트레블 닥스컴'도 "한국의 구어는 일본어, 몽골어와 유사하고, 문법적으로 중국어와 다르다. 수많은 한자가 오늘날 한국어에 존재한다"라며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의 오해를 살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서술은 외국인들에게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명한 일본과 중국을 비교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마치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문화적 그늘에 있었다는 편견과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반크는 지적한다.
사이트는 이어지는 설명에서도 한글의 독창성, 과학성, 창조성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없이 "15세기 세종대왕이 중국 한자를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한 문자"라고만 간단히 달아놓았다.
영국 출판사가 발행한 '세계의 역사'(A History of the world·알렉스 울프 著·352쪽·2015년刊)라는 책은 '한글을 15세기 조선의 왕이 만든 한국의 문자'라고 설명하면서 한글의 글자 형태를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사진 속 글자는 한글이 아니라 한자이다. 사진 설명에는 "한글의 예, 한글은 한국의 알파벳으로 15세기 발명됐다"고 썼다.
반크는 이와 별도로 미주권 세계사 교과서 40권을 구입해 한글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세종대왕', '한글', '한국어'에 대한 서술이 없으며, 있어도 단편적인 소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크는 이같은 한글 관련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글로벌 한글 홍보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문제의 출판사와 백과사전 사이트 담당자 등에게 항의와 시정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동시에 한글을 제대로 홍보하는 활동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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