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결산] ① SK 18년 만에 우승과 DB 돌풍…9억원 시대 열렸다
송년 매치 등 다양한 시도 있었지만 관중은 4년째 감소 추세
KBL 새 집행부 구성과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 등 새 시즌 기약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2017-2018시즌이 18일 서울 SK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SK는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사상 최초로 2패 후 4연승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며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 애런 헤인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를 이겨내고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을 앞세워 감독 데뷔 7번째 시즌(감독대행 시절 포함)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개막에 앞서 전주 KCC와 함께 '양강'으로 분류된 SK는 김선형이 정규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4개월을 쉬어야 했고, 헤인즈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에 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최준용, 최부경, 김민수, 테리코 화이트 등 기존 선수들이 부상 공백을 잘 메웠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긴급 수혈'한 제임스 메이스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SK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원주 DB는 개막 전 '최하위 후보'로 평가절하 됐지만 두경민의 성장과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 로드 벤슨의 분전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두경민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프로 데뷔 5년차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또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주성은 주로 3, 4쿼터에 출전하며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냈다.
2013-2014시즌 도중 안양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내려놨다가 코트에 복귀한 이상범 DB 감독의 리더십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역 시절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SK 문경은 감독은 리그 최정상에서 활짝 웃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했던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나 이번 시즌 감독 데뷔전을 치른 현주엽 창원 LG 감독은 나란히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정규리그 관중이 역대 최소가 된 것 역시 KBL 등 연맹 관계자들은 물론 농구 팬들에게도 아쉬운 기록이 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는 75만 4천981명의 관중이 입장, 지난 시즌 83만 2천293명에 비해 9.3% 줄었다.
경기당 관중이 3천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7-1998시즌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였다.
1997-1998시즌 평균 2천831명, 이번 시즌에는 2천796명이었다.
2년 연속 12월 31일 밤 10시 '송년 매치'의 흥행 성공 등 신선한 시도도 있었지만 프로농구 관중은 2013-2014시즌 4천372명 이후 4년 연속 내리막을 탔다.
관중 감소에는 시즌 내내 끊이지 않은 판정 시비나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을 200㎝로 하는 등 '팬심'과 거리가 먼 사건들이 계속된 탓도 있다.
관중은 줄었어도 코트 안에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록들이 나왔다.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정규리그 600승을 최초로 달성했고, 김주성은 플레이오프 통산 1천500점 고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1975년 12월생인 문태종(오리온)은 역대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 기록을 세웠고, 헤인즈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9천 득점을 돌파했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이끈 슈팅 가드 이정현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9억원 시대'를 열었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정현은 보수 총액 9억 2천만원에 전주 KCC로 이적하며 역대 프로농구 최고 대우 기록을 세웠다.
프로농구는 다음 시즌부터 현대모비스가 새로 회장사를 맡고,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과 자유 계약 등이 적용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인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프로농구가 2018-2019시즌 어떻게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나타날 것인지 기대된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