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거론되는 北억류 미국인 세 명은 누구…모두 한국계

입력 2018-04-19 10:01
수정 2018-04-19 11:35
석방 거론되는 北억류 미국인 세 명은 누구…모두 한국계

김동철·김상덕·김학송 씨…간첩 등 혐의로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자 석방문제,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변수로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히면서 억류자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방 가능성을 언급한 3명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적대행위' 또는 '국가전복음모' 등의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김동철·김상덕(미국명 토니 김)·김학송 씨다.

가장 오래 억류돼있는 미국인은 김동철 목사다. 그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북한은 김 목사에게 간첩, 체제 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씨는 지난해 4월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돼 한 달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나진·선봉 지역에서 보육원 지원 사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 등을 한 김학송씨는 지난해 5월 중국 단둥(丹東) 집으로 돌아가려다 적대 행위 혐의로 평양역에서 붙잡혔다.

이들이 어떤 처우를 받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작년 6월 평양을 방문해 3명을 만난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들이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의 석방 여부는 다음달 또는 6월초로 예상되는 역사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관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석방문제 자체가 정상회담의 조건일 수는 없지만, 회담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는데 있어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북한은 억류자 석방을 북미 대화 기회로 활용해왔다. 특히 전직 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 방북이 이뤄진 후 미국인을 풀어주는 패턴을 되풀이했다.

지난 2009년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뒤 5개월 전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를 석방했다.

2010년 8월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노동교화형 8년형을 선고받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또 북한은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인 억류자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와 매튜 토드 밀러를 풀어줬다.

조셉 윤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으나, 웜비어는 결국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숨졌다.

미국 정부는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작년 8월부터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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