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에도 대학강연 강행한 젭 부시 "어머니 가르침대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대통령을 2명 배출한 부시 일가의 안주인 바버라 부시(1925~2018) 여사가 세상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부시 여사의 둘째 아들 젭 부시(65)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학 강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부시 전 주지사는 이날 시카고 교외도시 오크브룩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엘름허스트 칼리지 주최 '정부론 포럼'에 참석, 강연에 앞서 어머니 별세 소식을 전하며 "기도와 위로를 보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어머니는 내가 앞서 약속한 대로 이 포럼에 참석하길 원하셨을거고, 약속을 지킨 것을 기뻐하실거다. 상(喪) 중이라는 이유로 집에 머물러있었다면 '부시 가족답지 못한 일'이라며 속상해하셨을 것"이라고 강연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어머니가 내 뒤에 서계시는 것만 같다"면서 "어머니는 나의 첫 선생님이셨다.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온 마음과 뜻을 다해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실천을 통해 가르치셨다"고 말했다.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머니 부시 여사를 "자애롭고 사교적이고 재미있고 사랑 많고 현명하고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여성"으로 묘사한 부시 전 주지사는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축복이다.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헌사를 마쳤다.
이날 행사에서 부시 전 주지사는 '변화하는 세계에서의 리더십'에 대해 강연했다.
참가자는 약 1천 명에 달했으며, 입장권은 사전 매진됐다.
부시 전 주지사는 강연 직후 장례 준비로 분주한 텍사스 주 휴스턴의 가족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41대 대통령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93)의 아내이자 43대 대통령 조지 워커 부시(71)의 어머니인 부시 여사는 전날,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시 여사는 호흡기 질환인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과 울혈성 심부전 등을 앓았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돼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직후 눈을 감았다.
CBS방송은 부시 여사가 남편과 아들을 모두 미국 대통령으로 만든 단 2명의 여성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 명은 2대 대통령 존 애덤스(1735~1826)의 아내이자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1767~1848)의 어머니인 애비게일 애덤스(1744~1818)다.
부시 여사는 어려서 백혈병으로 숨진 딸을 포함 4남 2녀를 뒀으며 둘째 아들 부시 전 주지사는 2016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부시 여사 장례식은 오는 21일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스 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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