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슐츠 회장 "인종차별로 느낄 수 있겠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스타벅스 인종차별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5월 29일(현지시간) 하루 미국 내 직영 매장 8천여 곳의 문을 닫고 17만5천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스타벅스는 하워드 슐츠(64) 회장이 방송에 출연해 직접 해명했다.
슐츠 회장은 2016년 현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에게 일선 경영을 물려주기 전까지 CEO를 맡아온 스타벅스의 산증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뽑는 올해의 경영자로 선정되는 등 미 기업인 가운데 명망이 높은 인사다. 2020년 대선에서 범 민주당 쪽의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슐츠는 18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디스 모닝'에 나와 진행자 게일 킹에게 "매장 매니저를 만나봤는데, 911 신고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매니저의 신고로 경찰관 6명이 출동해 가만히 앉아있던 흑인 고객 2명에게 다가가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주변 고객이 찍은 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 퍼져 수백 만회 조회됐다.
[트위터 missydepino]
이후 스타벅스 매장에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도 펼쳐졌다.
슐츠 회장은 "테이프(영상)를 보니까 그녀(매장 매니저)가 무의식적인 편견을 드러낸 게 맞다고 생각한다. 테이프에 비친 모습으로는 인종차별(racial profiling)이 아닌지 하고 자문하게끔 한다"고 말했다.
슐츠 회장은 "그 매니저는 경찰을 부르면 그 사람들에게 왜 여기 있는지 물어보는 정도가 될 줄 알았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타벅스의 케빈 존슨 CEO는 본사가 있는 북서부 시애틀에서 동부 필라델피아로 날아와 봉변을 당한 흑인 고객 2명을 개인적으로 만나 사과했다.
존슨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모닝 위드 마리아'에 나와 "두 신사에게 그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 기회를 가졌다. 그들은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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