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격모독·무시 '갑질'은 불공정 적폐…용납 못 해"

입력 2018-04-18 17:45
수정 2018-04-18 18:03
문 대통령 "인격모독·무시 '갑질'은 불공정 적폐…용납 못 해"



반부패정책협의회서 지적…"반부패 기준은 국민 눈높이, 관행도 개선해야"

"채용비리 무관용 원칙 뿌리내려야…출발선에서 기회 공정해야"

"민간부패와 공공기관 유착은 반국가적 위험…반부패개혁 임기 내내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반부패 기준은 변화하는 국민 눈높이로, 그간 관행으로 여겼던 것도 국민이 용납하지 않으면 개선해야 한다"며 "민간·공공을 막론하고 뿌리 깊게 만연한 갑질 문화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갑질 문화는 채용비리와 함께 국민 삶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불공정 적폐로, 국민 눈높이와 제도·관행 괴리가 아주 큰 분야"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공공이든 민간이든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상대를 무시하거나 인격모독을 가하거나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하는 것은 이제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에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기회 공정성을 해치는 채용비리는 무관용 원칙이 확고히 뿌리내려야 하며, 채용비리 근절과 공정한 채용문화를 확립하고 민간기업까지 확산시켜나가기 위해 공공기관에서부터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 원칙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국가 재정이 지원되는 모든 기관과 시설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용비리 문제는 공공기관에서부터 새로운 제도·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가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의 책임을 묻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정 채용된 당사자를 퇴출하고 억울한 탈락자를 구제키로 한 것은 돈·연줄에 기댄 불공정 채용이 발붙일 틈을 없애고 출발선에서 기회의 공정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반부패개혁은 국민과 함께, 국민 힘으로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자는 원대한 목표의 일환이어서 인적 청산이나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제도·관행의 혁신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정책과 제도, 인식과 행동의 새 기준을 만들어 사회 각 분야에 뿌리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반부패개혁은 한두 달이나 1, 2년에 끝날 일이 아니라 우리 정부 임기 내내 계속해야 할 일"이라며 "5년 내내 끈질기게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오늘 저와 여러분이 다시 한 번 굳게 결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과 개혁의 바람이 불지만, 국민은 곧 지나갈 바람이라는 것을 안다. 지나갈 때까지 숙이고 있으면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분야마다 개혁을 바라는 자생적인 힘들이 일어서기도 전에 개혁의 바람은 지나가 버리는데, 이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 부패범죄의 90%는 리베이트·납품비리 같은 민간부문 부패로, 이는 사회의 공정성을 파괴해 국민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민간부패와 공공분야의 유착은 국민안전과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반국가적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부패에 둔감했던 의식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민간의 협력, 시민사회의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다"며 "공공·민간이 함께 가고 변해야 한다. 위에서의 개혁만으로는 어렵고 각 분야의 자정노력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개혁부터 시작해 국민이 체감해야 반부패개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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