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디에이고 '피난처도시' 대열 이탈…트럼프 편으로 돌아서

입력 2018-04-18 14:34
미 샌디에이고 '피난처도시' 대열 이탈…트럼프 편으로 돌아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카운티가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주(州) 정부 간 소송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미 언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피난처 도시'란 주 정부 산하 법 집행 요원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연방기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만 협력하는 정책이다.

직접적인 범죄 위협을 야기하지 않는 불법 이민자의 체류 지위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 정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대표 원고로 해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피고는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이다.

샌디에이고 카운티는 이날 공화당 중심으로 이뤄진 카운티 집행관(슈퍼바이저) 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표결에 부쳐 3대 1로 연방정부를 지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샌디에이고 카운티에는 300만 명이 거주하며 캘리포니아 주에서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집행관 그레그 콕스는 "이번 표결은 우리 지역의 분열을 노출했다. 지방 정부의 법 집행에 관한 주민들의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오렌지 카운티도 집행관 위원회 표결에서 연방정부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

샌디에이고와 오렌지 카운티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상대적으로 공화당 표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오렌지 카운티는 한인이 다수 거주하는 어바인이 속해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 속한 카운티 가운데 '피난처 도시' 대열에서 이탈한 곳은 열 군데에 달한다.

최근 브라운 지사와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국경의 주 방위권 배치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브라운 지사는 지난주 국경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라는 대통령 포고령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국경장벽 건설과 불법체류자 단속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 남쪽 멕시코 국경에 약 300명의 군인을 배치하는 명령이 떨어졌지만 주 정부에 통솔권이 있는 방위군 병력은 움직이지 않았고 국경 단속을 주관하는 세관국경보호국은 병력이 오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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