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터키와 또 티격태격…"회원 가입하려면 이웃답게 처신"
"민주주의·법치에 흠결"…터키 "EU는 객관적이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역 안보, 난민문제, 유럽식 민주주의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유럽연합(EU)과 터키가 EU 가입건을 두고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는 10년 넘게 EU 가입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민주주의, 법치 훼손 논란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근에는 터키의 그리스 군인 억류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터키 당국이 지난달 초 불법 월경과 간첩행위 미수 혐의로 그리스 군인 두 명을 억류한 뒤 풀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EC)는 최근 보고서에서 터키를 겨냥해 "(그리스 연안) 에게해와 지중해 동부에서 빚어지고 있는 최근 긴장은 좋은 이웃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는 "(터키의) 민주주의와 법치에는 심각한 흠결이 있다"며 "터키와 일부 EU 회원국 간의 관계는 악화되고 있고 때로는 공격적"이라고 덧붙였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터키는 EU의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지금은 EU 회원 가입 논의와 관련해 새로운 장을 열 시기는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터키도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터키 외무부는 "EU는 또 터키의 현실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며 "EC는 객관적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 내용에 대해 "터키에 대한 대강의 추정이나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터키 부수상인 베키르 보즈다크는 "EU 회원국이 되는 것은 여전히 불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터키의 EU 가입 협상은 2005년부터 시작됐지만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분위기는 사실상 결렬된 상태로 여겨진다.
EU는 회원국 가입을 위해서는 법치, 언론자유, 경제개혁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2016년 쿠데타 시도 실패 후 시민권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이 같은 기준에서 더욱 멀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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