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가스참사 국제기구조사 지연…시리아 방해에 사실확인 미지수
"'발설 말라' 의료진 협박…현장차단 뒤 자체목격자 제시"
늦어질수록 증거 훼손…미국 "염소·사린가스 썼단 정보있어"
<YNAPHOTO path='PAF20180408376901003_P2.jpg' id='PAF20180408376901003' title='' caption='시리아 구호단체 '시리아 민방위'가 찍은 영상 이미지. 두마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의심 공격 후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AFP PHOTO / HO / SYRIA CIVIL DEFENCE" - NO MARKETING NO ADVERTISING CAMPAIGNS - DISTRIBUTED AS A SERVICE TO CLIENTS=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단이 이르면 18일(현지시간)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리아 옛 반군 거점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서방 언론들은 시리아, 러시아의 방해 탓에 사실관계 조사가 얼마나 진척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유엔 보안 평가팀은 OPCW의 조사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문제의 장소인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에 들어갔으며, OPCW는 그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대사는 이날 "유엔 보안팀이 두마의 상황이 안전하다고 결정하면 조사단이 내일 두마에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마에서는 지난 7일 밤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주민 40∼100명이 숨졌다고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와 '시리아민방위'(하얀헬멧) 등 현장 구호단체가 보고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이를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보고 지난 13일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등을 공습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도 이번 공습에 강력히 반발했다.
앞서 시리아 사나통신은 지난 14일 다마스쿠스 OPCW 조사단이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두마로 진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시리아가 조사 방해, 증거 은폐를 꾀하고 OPCW 조사 착수가 늦어지면서 향후 조사단이 증거를 수집해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흐메트 우줌추 OPCW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시리아와 러시아 당국이 조사단이 두마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대신 목격자라며 인터뷰할 22명을 데려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17일 미국은 지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당시 염소와 사린 신경가스가 모두 사용됐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OPCW 조사단의 두마 진입이 늦어질수록 증거가 더 훼손되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국제의료구호기구연합(UOSSM) 책임자 가넴 타야라는 이번 화학무기 의심 공격 피해자들을 치료했던 의사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발설할 경우 가족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가디언은 또 시리아군이 염소를 담아 떨어뜨린 원통형 용기가 한 건물에 남아있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으나, 러시아군과 시리아 경찰이 지난 12일부터 이곳에 접근하면서 현장이 조작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