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외구직자 69% "中취업 희망"…당국 "인력유출 심화" 우려

입력 2018-04-17 17:00
대만 해외구직자 69% "中취업 희망"…당국 "인력유출 심화"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과의 관계 경색에도 해외취업을 원하는 대만 청년 구직자 3분의 2 이상이 본토 진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유명 구직사이트 '104인력은행'이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18∼24세 구직자 3천56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9%가 본토 취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현재 대만 업체들이 현재 해외파견을 조건으로 내건 일자리 2만2천430개 가운데 53%인 1만1천905개가 중국 근무인 점을 고려하면 젊은층이 예상보다 본토 근무에 긍정적인 셈이다.

특히 현재 대만인의 중국 근무는 30대와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20대 젊은층도 점차 중국 취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취업을 희망하는 대만인 구직자 중 18∼24세의 비중은 2008년 2%에서 2018년 10%로 급증했다.

대만은 오랜 경기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젊은층의 자국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해외취업을 원하는 이들 사회초년생의 52%는 석·박사 학위의 고학력자들이며 이중 절반 이상인 28%가 대만의 5대 국립 명문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이 대만독립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대만인 우대 정책의 실시를 본격화할 경우 대만 청년의 중국 취업 희망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대만인에게 자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대만의 소프트파워를 무력화함으로써 인재유출 및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이를 통해 대만의 독립노선을 약화시키는 한편 양안통일 추진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준지(施俊吉)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은 "중국의 대만인 우대정책은 결국 대만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며 "분명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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