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 조현민' 불법으로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 올라(종합)

입력 2018-04-16 18:39
'미국 국적 조현민' 불법으로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 올라(종합)

항공법 어기고 2010∼2016년 사내이사 등재…국토부 '업무소홀'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2010∼2016년 6년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갑질 논란'으로 거센 사퇴 압력을 받는 가운데 조 전무가 오랫동안 불법적 지위를 누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또 다른 자격 논란이 일 전망이다.

16일 연합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한 진에어 관련 공시를 종합하면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라는 인물이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진에어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그는 2010년 3월 26일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한 뒤 2013년 3월 28일 퇴임했다. 이어 같은 날 사내이사에 취임한 뒤 2016년 3월 24일 물러났다.

'조 에밀리 리'는 조현민 전무의 영어식 이름이다.

조 전무는 1983년 8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울외국인학교에서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고, 2005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했다.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 등기임원으로 오른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항공사업법 제9조와 항공안전법 제10조 등은 '국내·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임원 중에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공공성이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정확한 사정은 현재 파악하기 어렵지만, 당시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2016년에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도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조 전무가 6년 동안 법을 위반하면서 진에어 사내이사로 재직한 것을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2016년 10월 전까지는 항공면허 조건을 지속하는지 점검하는 규정이 없어, 조 전무의 사내이사 재직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불법적인 상황이 해소된 상태여서 면허취소 등 조치는 신뢰보호 원칙상 힘들다는 게 법률자문 결과"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